나라가 온통 선거판이고 국민적 관심사도 선거에 집중되다 보니 다른 때 같으면 일상적인 모임이나 회식자리인데도 매우 민감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말 하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를 논하는 얘기들이 자주 거론되고 각종 모임의 분위기가 필요 이상으로 경직되는 모습도 점점 더 많이 눈에 뜨인다. 하도 편법과 불법이 판을 치는 선거전을 겪다보니 선관위의 심기가 불편하고 신경이 곤두서는 것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선거전에서의 탈법. 불법행위를 방지하고 단속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넘어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시비(是非)를 가리려하고 문제를 삼으려하는 듯한 업무자세는 뭔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어쨌든 이번에 치러지는 여러 선거에서 돈 봉투가 오가며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과거의 추태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향후 깨끗한 선거풍토를 이 땅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준엄한 법의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그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이번 선거전에 임하는 유권자들은. 후보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철학에 따라 나름대로의 정견(政見)을 피력하기보다는 타 후보를 비방하거나 음해성 루머를 퍼뜨리며 과열 혼탁으로 치닫는 흑색선전에 휘말리는 우(愚)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겠다. 그런 비정상적 후보를 뽑아 나라 일을 맡기든. 지역사회의 소임을 맡기든 결과는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정도(正道)와 원칙을 벗어난 권모술수로 당선전략을 삼는 졸렬한 심성(心性)의 후보자는 반드시 낙선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훌륭한 일꾼들에 의해 기본이 바로 선 나라. 정도와 원칙이 살아 숨쉬는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망각한 채 돈 봉투나 친분관계를 의식해 한 표의 소중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잔 얻어먹고 내용도 잘 모른 채 표심을 행사하던 어두운 시절의 낡은 관행을 지금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은 이미 정신부터 죽어버린 ‘산송장’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너나할 것 없이 이번 선거전에 나선 후보들은 ‘정도와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를 강조한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명심(銘心)하는 것이 자신과 가족. 사회 모두를 위해 바람직할 것 같다. 편법. 탈법. 불법으로 편취한 벼슬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사실이 밝혀지고 문제가 불거져 권좌에 앉는 대신 감옥의 마룻바닥에서 통한의 눈물로 인생의 황금기를 허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귀(富貴)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정도(正道)로써 얻을 수 없다면 차지하지 말고(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 빈천(貧賤)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도로써 면할 수 없다면 억지로 벗어나지는 말아야 한다(貧賤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不去也).” 시공(時空)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인류의 생각과 행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온 이 말은. 논어(論語) 이인(里仁) 편에 등장하는 공자(孔子)의 가르침으로서 자고(自古)로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구절이지만 필자 나름대로 풀이한 것임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온갖 로비와 편법. 불법을 동원해 사업을 영위하다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며 혹독한 대가를 치른 많은 공직자와 기업인들이 몸소 보여준 교훈을 결코 소홀히 여기지 말고 정도와 원칙에 따라 열심히 노력하되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의 심정으로 무리하지 않는 것이 긴 인생의 여정(旅程)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이라 하겠다. 모처럼 자신에게 온 기회를 머뭇거리다가 놓칠 필요는 없겠지만 여러 가지 여건과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시절인연이 무르익기를 기다리지 않고 성급히 행동하는 것은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점을 간과(看過)하지 말았으면 한다.지난 우수 경칩 사이의 어느 따스한 날. 자욱한 안개 속에 땅 위로 솟아 나와 아스팔트 위를 이리 뛰고 저리 뛰던 한 무리의 개구리들을 보면서 기왕에 땅 속에서 오랜 세월 칩거해왔는데 좀 더 상황을 지켜보다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었다. 며칠 뒤 곧바로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꽃샘추위가 몰아닥쳤기 때문이다. 이번 ‘6.2 지방선거’의 후보들은. 각자 정도와 원칙에 따라 열심히 노력하되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인지라 허허로운 마음으로. 겸허한 자세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롭고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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