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함양읍 죽림리 1048-4 삼봉산 기슭 인산동천 심신수련원에서 3박4일 동안 개최된 ‘김윤세의 심신치유’라 이름 붙여진 자기 계발(啓發) 프로그램에는 전국 각지에서 자신과 가족의 ‘심신(心身)건강’을 추스르려는 80여명의 회원들이 동참해 12회 총 18시간의 건강강좌와 지리산둘레길을 비롯해 4회 총 12시간의 트레킹 및 산행. 유황오리탕. 생강감초차. 구운 밭마늘 등을 섭취하는 식이요법 등의 빡빡한 일정을 함께 했다.30대부터 75세까지의 연령대와 지역. 종교. 직업 등 다양한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나흘 동안 수련원 내 황토집 등의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지금까지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한편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 증진시킬 수 있는 지혜와 방법. 즉 뿌리깊은 유의(儒醫)가문인 인산의문(仁山醫門)으로부터 독특한 생활방식과 ‘섭생(攝生)의 지혜’를 배우고 터득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 뜻 깊은 시간들을 보내고 또 누렸다.‘전설의 고향’에서나 들어봄직한 인산(仁山:김일훈.1909∼1992)선생의 숱한 구료신화(救療神話)를 필두로 오랜 세월 인산가문에 전해내려 온 전승의료의 묘방(妙方). 인산의학의 묘법(妙法)에 의해 암. 난치병을 고치고 새 삶을 누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등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심산유곡(深山幽谷)에서의 ‘천일야화(千日夜話)’는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인산가에 가자’고 하면 그 이상한 종교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에 뭐 하러 가느냐며 못마땅해 하는 가족들의 손을 이끌고 온 사람들. 인산가의 독특한 주장과 논리에 계속 반신반의(半信半疑)하던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갈 무렵에는 “이곳에 오기를 참 잘 했다”며 다음에 꼭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인산의학의 진실’을 알리려는 진심(眞心)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것 같아 적이 마음이 놓인다. 이번에 제 1기로 시작된 인산가의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횟수를 거듭하면서 모든 동참자들에게 ‘참 의료의 진실’을 자각(自覺)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나흘 째 되는 28일에는 ‘김용기 등산학교’ 김용기교장의 “암벽등반은 인생이다”라는 연제의 강의를 약 1시간 30분 동안 다 같이 경청한 뒤 건강 상담을 원하는 이들과 산행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일정이 시작되었다. 20여 명의 산행 팀들은 버스를 이용해 오봉산 들머리인 가재골 농장으로 이동하여 오봉산(878.5m) 태조릿지의 내력과 등산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뒤 오전 11시 50분쯤 산 오름을 시작하였다. 마치 꽃 피는 봄날의 산행을 연상시킬 정도로 날씨가 포근한 가운데 등산학교 팀들은 로프와 카라비너. 안전벨트. 확보기. 헬멧 등 암벽장비들을 갖춘 10kg 남짓한 배낭들을. 도저히 떨쳐내 버릴 수 없는 숙명적 번뇌인양 메고 앞장서서 산행을 이끈다. 태조릿지 암릉 왼편으로 난 계곡. 즉 ‘문수 골’로 접어들어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니 뒤에서 들리는 숨소리가 비탈의 경사만큼이나 다급하게 거칠어지는 것을 느낀다. 출발점에서 1시간 남짓 걸어 팔부 능선쯤에 당도하니 오른 쪽으로 일백 미터 넘게 높이 솟은 화강암질의 허연 바위벽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청수(淸秀)한 자태가 아마도 문수(文殊)의 이미지를 닮은 듯하고 천상의 신선(神仙)들이 하강해 빙 둘러앉아 바둑을 즐기며 술잔이라도 주고받는 것 같은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2007년 봄. 대구등산학교에서 개척한 태조릿지 암벽 등반길의 제 4피치 하강 포인트 아래 지점이다.그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각자 지참해온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과일과 차를 나눠 먹고 마신 뒤 김 용기 교장은 곧바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능숙하게 로프를 사린 다음 자신의 안전벨트 고리에 8자 되감기 매듭을 하고는 깎아지른 듯한 수직의 암벽을 선등(先登)으로 거침없이 오른다. 20여명의 산행 팀들은 조금의 머뭇거림이나 망설임 없이 볼트에 퀵드로우를 걸고 로프를 통과시키며 한 땀. 한 땀 오르는 김 용기 교장의 거침없는 모습을. 숨죽이며 보고 있다가 첫 피치 등반의 완료를 알리는 신호에 비로소 탄성을 자아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이어 두 번째 등반자로 나선 필자는 8자 고리 매듭을 엮어 안전벨트 고리에 걸린 O형 잠금 카라비너에 고정시킨 다음 선등자가 오르며 걸어놓은 퀵드로우를 회수하면서 그 때까지도 가지 않고 계속 지켜보는 사람들의 응원을 뒤로하고 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김 교장의 믿음직스러운 후등자 확보에 의해 안전을 확보한 만큼 지켜보는 눈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직의 바위벽에 붙어 온 힘을 다해 오르다가 때로는 파아란 하늘을 보면서 가쁜 숨을 고른 뒤 소신 있게. 과감하게 제 1피치를 올랐고 이어 후등자 확보에 들어가 다른 이들의 오름에 대한 안전을 관리했다.제 2피치에서 제 3피치까지는 선등자 확보를 보면서 홀드를 살폈고 이어 등반에 나섰는데 다소 까다로운 오버행을 만나 통과하느라 한참을 버벅거리다가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가까스로 통과했으며 후등자 확보를 보면서 체중이 좀 나가는 김영섭 동문의 오름을 보조하느라 김 용기 교장과 함께 영차영차 외치며 보유하고 있는 힘의 상당량을 소비하였다. 이윽고 문수암 또는 신선바위라 할만한 1백여 미터 높이의 바위봉우리 정상에 올라서고 이곳에서 암릉 길을 약 5분여 걸어올라 태조릿지 제5피치 바위벽 아래에 도달하여 다시 김 교장의 선등자 확보를 본 뒤 곧바로 등반을 통해 제5피치를 통과했다. 서산(西山)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보랏빛 섬을 배경으로 오봉산의 제3봉 관음봉(868)의 하강 지점 제 6피치와 제 4봉 미륵봉(877) 아래 제 7피치를 두 줄의 자일로 연결하여 허공중에 만든 티롤리안브릿지를 배낭 멘 채 힘겹게 건너는 것으로써 이 날의 힘겨웠던 등반은 마무리되었다. 이 날의 등반 팀은 김용기 교장. 이혜연 교무. 김홍례 대표강사. 김로경. 김영섭. 김영석. 유호순. 김윤세 등 8인이고 인산가의 정춘근 실장(지리산 사진작가)이 위태로운 바위를 맨몸으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28일의 태조릿지 등반은. 어느 곳에도 통로가 없을 것으로 간주되었던 함양 오봉산 바위 봉우리들을 넘어 수직의 바위벽 문(門)을 열고 들어가 바위길 도반(道伴)들 모두 꿈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비로소 그 곳이 그 누구도 들락거리지 않은 미지(未知)의 세계요. 별천지(別天地)인 것을 깨닫게 한 뜻 깊은 등반으로 길이 기억될 듯싶다. 별천지에서의 시간이 속세(俗世)에서의 시간과 달리 너무 빠르게 흐른 덕분에 하산 길 중간부터 갑자기 어두워지는 바람에 달빛을 의지하여 내려오느라 다소 고생스럽긴 했지만….<김 윤세/ 본지 발행인.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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