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한계와 병폐를 논하는 의학자들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음은 그만큼 현대 난치병의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과. 그 방법론에 대한 근본적 시각차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대체의학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 시각으로 서술한 책 <대체의학>의 저자 로젠펠드 박사를 비롯. 현대의학은 결코 믿을 만한 ‘종교’가 못된다고 설파한 로버트 멘델존 박사. <자연치유>의 저자 앤드류 와일. 수술과 항암제의 부작용 실상을 공개한 일본 게이오 대학의 곤도 마코토 교수 등은 현대의학의 제반 문제에 대해 대체로 탁견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들 중 특히 하버드 의대출신의 정신과 의사이자 인류학 박사인 멜빈 코너 교수는 2001년에 번역 출간된 그의 저술 <현대의학의 위기>에서 “현대의학은 생명을 복제하고 인간의 유전자를 완전히 해독하는 등 영광과 번영의 정점에 서있는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오히려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역설적으로 오늘날 서양의학 발전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던 ‘의학의 과학화’가 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라고 코너 교수는 분석했다. 코너 교수는 의학의 지나친 과학화가 초래한 병폐들을 낱낱이 열거하고 있다. 예컨대 최첨단 연구실로 변한 병원에서 온갖 의료 기구에 둘러싸인 의사들은 환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고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는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예방이나 조기진단. 조기치료는 구호에 그칠 뿐이고 첨단의학의 혜택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만 누릴 수 있게 된 것 등은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현대의학이 맞고 있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개인의 특수상황을 고려하는 인간적 진료. 첨단 의료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존성을 줄인 1차 진료. 질병 말기의 위기관리보다는 예방과 초기단계의 발 빠른 개입. 의학적 결정과정에 환자와 가족의 참여. 과잉진료를 받으며 고생하다 죽기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코너 교수의 최종결론이다.현대의학의 제반문제를 지적한 의학자들이 한결같이 제시한 처방의 내용은 사실 ‘순리와 자연’으로 귀결된다. 특히 앤드류 와일 박사는 인체의 면역체계와 정반대로 작용하는 현대 서양의학적 치료와 약물투여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동양의학에서 행하는 여러 요법들 중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 대표적 저술이다.“도(道)란 뭘 하고자 애쓰지 않지만 되지 않는 일이란 없다. 임금이 도를 지킨다면 온 세상 만물은 모두 그의 덕치(德治)에 감화되어 좋은 세상으로 바뀌게 되리라(道常無爲而無不爲 候王若能守 萬物將自化)” - 노자(道德經 제 37장)의 이 가르침을 오늘의 바람직한 의학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말로 바꾼다면 대략 이렇게 설명해볼 수 있겠다.“도리(道理)에 맞는 의방이란 비자연적인 무리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인체가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체계의 작동에 의해 치유되지 않음이 없으리라. 사람들마다 도리에 따라 질병을 다스린다면 만병은 이렇다 할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인체의 자연치유력에 의해 저절로 물러가고 정상(正常)을 회복할 수 있게 되리라(道醫常無爲而無不爲 人人若能守 萬病無醫而將自癒).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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