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대장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2000년도만 해도 암 종별 발생 건수에서 4위였으나 2005년부터는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환자의 비율이 급증세인데 주목해야합니다.술·담배를 즐기는 김모씨는 아내의 독촉에 못 이겨 건강검진만큼은 해마다 꾸준히 받아 왔으나 대장 내시경 검사는 번거롭기도 하고 겁나기도 해서 번번이 핑계를 대며 미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건강검진을 받은 지 4개월 무렵부터 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화장실 가는 횟수가 잦아지고. 어떤 때는 설사 같고 어떤 때는 변비증세도 있었고. 원래 있던 치질 증세로만 생각했던 김씨는 참을 수 없는 복통 증세까지 나타나자 그제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대장암 4기였고 이미 폐와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6개 대형병원에서 1999∼2008년 사이에 대장암 수술을 받은 3만1924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이 60%로 증가되었으며. 이는 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집니다. 실제로 현재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는 영국에선 60세 이상이 전체 대장암 환자의 82.7%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차지하는 2020년께 ‘노인 대장암 증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는 ‘대장 내시경 검사’가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대장암의 개요에 대해 알아봅시다. 전반적으로 열량이나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많은 서양 사람이 흔히 걸리는 암이기 때문에 선진국형 암이라고도 합니다. 대장암의 직접적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진 않지만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섬유질 섭취가 비교적 적어 대장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채소나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통해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면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 주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섬유질 외에도 칼슘과 엽산. 항산화비타민 A·C·E도 대장암 예방에 좋다는 연구가 있고. 주기적인 운동과 활발한 활동도 대변이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 줘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합니다.전체 대장암의 10∼15% 정도는 유전적 소인이 있으며. 그래서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40세부터 조기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또 본인이 과거에 유방암이나 자궁암·난소암·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등)을 앓은 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대장암 검진을 일찍부터 받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암으로 넘어가기 전 대장용종(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의 단계를 거치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이 용종을 미리 발견해 제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대변 잠혈 검사나 대장 조영 검사도 이용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확진을 위해 다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합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조영술로도 아주 작은 용종이나 편평형·함몰형 대장암은 찾지 못하며.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 보통 5∼10년이 걸리므로 대장 내시경 검사는 1∼2년마다 한 번씩 받도록 해야 합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검사 도중 용종 등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조직검사나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고의 검사법으로 통하며. 요즘엔 수면 대장 내시경을 하면 고통이 거의 없어 아주 좋습니다. 대장암도 다른 암들처럼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기 전까진 증상이 거의 없으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다소 심각한 상태로 생각해야합니다. 대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변을 볼 때 피가 나오는 것이며. 혈변을 봤다고 무조건 대장암은 아니며 치질인 경우도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증상에 유의해야합니다.▶검붉은 색의 혈변을 보고 ▶변에서 심한 악취가 동반되며 ▶시간이 갈수록 이런 증상이 심해지고 ▶빈혈이나 지속적인 복통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고 ▶복통과 원인 모르는 체중 감소는 좀 더 진행된 대장암의 증상입니다.-가정의학과 차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