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물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지만 물을 많이 마실수록 인체에 좋은 것일까요? 물은 하루에 얼마나 많이 마셔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최소 8잔의 물은 마셔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하루 8잔은 마셔야 한다'는 주장과 '목 마를 때마다 마시면 충분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미국 의학연구소 식품영양국(FNB)의 연구보고서에서 처음으로 8온스(227㎖)의 물을 하루 8잔 마시라고 하여 '8×8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가급적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물 예찬론자들은 물이 체내 독소를 걸러줄 뿐 아니라 장기와 세포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인체의 갈증 시스템에 맡겨 두어도 된다는 반대파들은 '물 8잔 이론'을 근거 없는 통념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사람이 섭취해야 할 최소한의 물의 양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요? 우리 몸에서 하루에 빠져나가는 물의 양은 약 1600㎖정도 됩니다. 이것은 최소한의 소변량 500㎖와 대변으로 배출되는 200㎖를 포함하며 그리고 땀으로 500㎖. 호흡을 통해 나가는 물은 400㎖쯤 됩니다. 반면 하루에 섭취하는 물은 음식물에 든 수분이 약 850㎖정도이고.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통해 물 350㎖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나가는 물과 들어오는 물을 따져보면 별도로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하루 400㎖(약 2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미국의 하인즈 발틴 박사는 미 생리학회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러 논문을 분석한 결과. 하루 8잔 물 마시기를 뒷받침할 만한 어떠한 과학적 증거도 찾지 못했다"며 "목마를 때마다 물을 마시면 된다"고 주장했으며. 국내 여러 교수들도 "환자들의 80% 이상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체내 수분의 양은 우리 몸의 ‘항상성(恒常性) 메카니즘’에 의해 아주 철저하게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물 섭취량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일반 성인이라면 마시는 물의 양을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며. 식사 전 후.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물을 마시면 되겠습니다. 유난히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물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사람이든 몸의 수분 양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은 2잔을 마시든. 10잔을 마시든 90∼120분 후면 자연스럽게 모두 소변 등으로 배출됩니다.따라서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만 마셔도 정상적인 콩팥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수분 평형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짧은 시간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용질(나트륨. 칼륨 등)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나 '뇌 부종'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나이를 먹으면 수분이 많은 근육이 체지방으로 바뀌면서 체내 수분 비율도 점점 줄어 60대가 되면 약 45%까지 감소합니다. 또한 노인들은 물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패디 필립스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은 24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목마름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이것은 노화로 인해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의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며 특히 치매. 뇌졸중환자는 갈증 중추의 기능이 더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건강한 성인들은 물을 따로 챙겨 마실 필요까지는 없으나. 노인들은 수분 섭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며. 특히 홀로 사는 노인이나 요양원에서 기거하는 노인의 경우는 수분 부족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땀 등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는 여름에 홀로 지내던 노인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신문 보도가 종종 나오는데. 그 원인은 상당수가 수분 부족에 의한 ‘고 나트륨혈증’으로 추정되어집니다. 당뇨병 환자는 물 많이 마셔야 됩니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多尿)’. 목이 많이 마른 ‘다갈(多渴)’.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입니다. 당뇨병 환자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고혈당성 위기에 빠질 수 있고. 요로결석이나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들도 하루 소변 양을 3ℓ 이상 유지해야 하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 물을 적게 마셔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콩팥기능 저하로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므로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병이 악화됩니다. 인체는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이 깨어지지 않도록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정의학과 의학박사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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