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령문화제를 훼방하던 궂은 날씨가 활짝 개었습니다. 꽃이 핀 것을 본 기억이 없는데 길바닥에 비에 떨어진 아카시아꽃이 수북해서 놀랐습니다. 일장 활극을 방불케 하는 정치적 이슈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뉴스나 유튜브에 너무 몰두했던 탓인지 달이 바뀌는지, 꽃이 피었는지도 ..
산청·하동 산불이 종료된 지 45일이 지나갔다. 도로 옆에서 산불조심기간이 끝날 때 피는 아까시나무꽃의 향과 함께 어린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손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런데 인근 밭에서 할머니가 쓰레기를 태우는 광경과 겹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
현재 함양군에는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작은학교가 10개 있다. 출생아 수 감소와 청년 인구 유출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읍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작은학교’가 되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작다고 해서 교육의 깊이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양에도 지역소멸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으며, 그 해법으로 ‘로컬 관광 활성화’가 주목받는다. 지난 4월 ‘2025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공모 사업설명회’에 40명 넘는 인원이 모였다는 사실은, 함양 관광의 잠재..
함양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원예인테리어 강좌를 수강한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5년 평생학습동아리에 선정이 되어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우리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던 회원, 꽃꽂이를 배우고 싶었던 회원,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식물을 활용한 ..
“강사님, 정원을 넘었습니다. 두 명이 더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담당자의 말 속에서 안타까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 명 모집에 열두 명이라? 그리 불편한 인원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강의를 듣겠다고 신청을 했는데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그분들의 꿈과 열정을 배반하는 ..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보고 있습니다. 오래전 재밌게 읽었는데, 드라마로 다시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옛날엔 재밌는 책은 밤을 세워 읽었는데, 이제는 단 한 페이지만 읽어도 눈이 금방 피로해져서 던지게 됩니다. 마음대로 읽지 못해서 유감스럽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분들 가운데 좋은 일이 많았습니까? 아니면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까?좋은 일이 많았다면 감사하지만, 어려움이 많이 있었던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 중에 큰 질병으로 고통을 겪은 경험, 어렵사리 시작한 사업이 위기를 만났던 경험, 자식 때문에 울..
5월은 가정의 달이고 감사의 달입니다.바쁘게 지내는 일상 속에서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달입니다.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는 예술인들에게는 예술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입니다.전국적인 전시 초대전이 줄줄이 있고, 축제장에서의 예술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우리 지역 대표적..
지리산, 남덕유산, 금원산, 기백산, 거망산, 황석산, 감투산, 대봉산, 백운산, 삼봉산, 월봉산, 도숭산, 삼정산, 와불산, 영취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15개 명산들을 품은 함양. 이러한 천혜의 산림자원을 바탕으로 함양군에서는 ‘오르GO 함양’이라는 산악완등..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목적’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됩니다. 목적이 없는 인생은 살아가는 또는 살아온 삶이지만, 그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먹고, 입고, 근심 없이 살아도 진정으로 기뻐하지 못하고 더 갈급한 삶을 찾는 ..
8. 구변편(九變篇)6) 그런 까닭에 군사를 쓰는 법은 그가 오지 않는 것을 믿지 말고 내가 기다림이 있는 것을 믿는다. 그가 공격하지 않는 것을 믿지 말고 내게 공격하지 못하는 점이 있는 것을 믿는다.原文(원문)故(고)로 用兵之法(용병지법)은 無恃其不來(무시기불래)..
최근 AI가 만들어내는 ‘지브리풍’ 그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을 업로드하고 특정 스타일을 선택하면, 이미지가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바뀐다. 초현실적인 풍경 속에 아이와 마법의 숲이 등장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 어딘가 익숙한 정서가 담긴 장면이 탄생한..
사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오월이 지척이네요. 곡우가 지났는데 뒷마당 텃밭은 아직 잠들어 있습니다. 해마다 나는 겹벚꽃과 끈끈이대나물이 피는 시기를 봄 농사의 시작으로 삼아왔습니다. 겹겹이 포개어 피어나는 겹벚꽃을 봄이 지나가는 간이역처럼 생각했지요. 하지만 올해는 그..
최근 이국종 교수의 발언이 화제였다. 이국종 교수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헌신해 온 의사이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다. 그런 이국종 교수가 어느 자리에서 강연을 하는데, 후배들에게 ‘조선에는 가망이 없으니, 탈조선해라’고 얘기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
저는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7년 전 함양으로 귀촌했습니다. 머리만 과도하게 쓰는 현실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자연 안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게 귀촌한 첫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텃밭을 일궜습..
우리나라는 밥을 사랑하는 민족이다. 만나는 사람과의 처음 인사가 “식사 하셨습니까” 헤어지는 인사 또한 “다음에 밥 한 번 먹어요”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식사를 매 끼니마다 잘 차려서 드시질 못한다.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 남이..
프랑스 파리의 국제공항 이름으로 더 익숙한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인은 자신이 한 말도 결코 믿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믿으면 놀란다”라는 웃지 못할 농담을 남겼다. 60년 전에도, 나라를 불문하고, 정치인들은 늘상 시민을 향해 지키지 ..
올해도 어김없이 농사의 계절은 돌아왔고 초보 농부의 마음은 3월 초부터 바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텃밭농사를 또 시작한다.밭에 로터리 치는 게 먼저다. 겨우내 묵혀놓았던 밭에 로터리를 치려니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날 잡으면 비가 온다. ..
8. 구변편(九變篇)5) 그런 까닭에 제후(諸侯)를 굴복시키려면 해로운 것으로써 하고 제후를 부리려면 생업(生業)으로써 하고 제후를 달리게 하려면 이익으로써 하는 것이다.原文(원문)是故(시고)로 屈諸侯者(굴제후자)는 以害(이해)요 役諸侯者(역제후자)는 以業(이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