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급격한 발전으로 물질만능주의 속에 점점 삶에 지친 도시 사람들이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함양 상림 관광 왔다가 상림에 매료되어 이곳으로 터전을 옮기는 귀농, 귀촌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귀촌하여도 도시에서처럼 자기계발의 폭이 넓지는 않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오히려 도시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체육, 문화예술에 관련한 취미활동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수영장, 볼링장을 비롯해서 함양문화원, 함양종합사회복지관, 함양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다양한 취미 활동이 가능하다. 필자가 강의하는 데생과 수채화, 어반스케치 수업에도 많은 수강생들로 북적인다. 수강생 중에는 귀농, 귀촌 수강생이 과반을 넘는다. 아무래도 농촌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취미 활동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자기계발의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취미활동으로 데생을 선택한 사람들은 노후까지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수강하는 이들도 많다. 데생은 연필 하나만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면서 성취감과 묘한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미술을 처음 시작하는 취미생에게는 유화든 수채화든 분야에 상관없이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서는 데생은 필수적인 과목이다. 데생은 미술의 기초이기도 하지만 심화 과정까지 미술의 뿌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데생을 선택한 수강생은 다른 어떤 취미 활동보다 자부심을 가지고 화가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 그러면 데생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데생이 무엇이며 어떤 매력이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자한다. 데생은 형태와 명암을 주로 하여 단색 선으로 그리는 회화적인 표현으로 소묘라고도 한다. 밑그림으로도 쓰이고 데생 그 자체가 작품이 되기도 한다. 데생은 ‘그린다’는 뜻의 프랑스 말 ‘데시네(dessin)’에서 나온 말이다. 데생의 기원은 인류의 예술 활동이 시작된 빙하 시대의 동굴 벽화에서부터이다. 바위나 돌 등 어디에나 그림을 그릴 수만 있으면 가능했기 때문이다. 데생은 비례를 가장 중요시하고, 대상물을 확대하거나 축소하여 정확한 사실 묘사를 한다. 데생은 그리는 대상에 따라 석고 데생과 인물데생, 정물데생 등으로 구별된다. 또한 그리는 방법에 따라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사실적 데생, 어떤 순간의 인상이나 움직임의 특징을 포착하여 단숨에 그리는 크로키, 대상을 사진보다 더 정확하게 그려내는 정밀묘사 등이 있다. 데생의 재료에는 연필, 콩테, 파스텔, 목탄 등이 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의 데생은 주로 펜이나 초크로 그려졌다. 데생에서 형태나 밑그림을 먼저 그리는 단계를 스케치라고 한다. 스케치는 전체적인 도안과 구성, 배치, 전반적인 느낌을 나타내는데 역점을 둔다. 18세기 이후 스케치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생생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화풍과 더불어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의 증가, 자연 풍경을 선호하는 경향, 국내외 여행 의 증가로 현장에서 간단한 스케치로 펜, 연필, 수채화물감 등을 이용하여 현장의 느낌을 그대로 기록하는 가볍고 즉흥적이며 그림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거나 평가할 때, 데생력이 좋다, 데생이 탄탄하다는 평가는 작가들이 흔히 쓰는 긍정적인 용어다. 서양화 작품을 보고, 또는 수채화 작품을 보고, 데생 운운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서양 미술에서는 그만큼 기초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장르가 미술이라면 데생부터 시작하고 데생과 함께 미술을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배우는가이다. 기본 실력이 탄탄한 좋은 선생님을 찾아 배우고 꾸준히 시간을 쌓아 노력하는 것,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붓을 드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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