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오전에는 영재교육원, 오후에는 위성마을탐험대를 가서 하루를 보람있게 보내지만 일요일은 아침밥을 먹고 나면 할 일이 없어서 많이 심심하다. 형, 동생과 의논을 해서 우리 가족은 진주에 있는 롤러장에 가기로 했다. 혁신도시에 있는 롤러장은 여러 번 가봤고 형이 평거동에 가면 롤러장이 하나 더 있다고 해서 궁금해서 이번에는 거기를 갔다. 간판이 눈에 잘 안 띄고 지하에 있어서 오픈을 했는지 궁금했는데 실내는 꽤 넓었다. 계산을 하고 발사이즈를 말하면 롤러 신발을 챙겨 준다.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초보자 코스로 가서 자세를 잡았다. 나는 지난 1월 이후로 롤러를 안 타서 실력이 녹슬었는데 금방 적응이 되어서 넓은 곳으로 가서 계속 타고 돌았다. 조금 덥고 보호장구가 거추장스러워서 벗으려고 하니까 엄마는 어렸을 때 친구들하고 롤러장을 다녀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쳐서 오랫동안 애를 먹었다며 무릎보호대, 손목보호대를 꼭 하라고 하셨다. 더군다나 엄마는 지난 겨울에 온 가족이 함께 롤러를 타다가 뒤로 꽝 넘어져서 정형외과 신세를 졌기 때문에 형과 동생보다 서투른 내가 혹시 넘어져서 다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신나는 음악과 조명이 있어서 우리는 즐겁게 놀았다. 시설도 제법 좋고 매점, 코인노래방, 오락기, 컴퓨터, 휴게실도 있다. 롤러를 타다가 힘들면 둘러보며 좀 쉬고 울퉁불퉁한 곳이 있어서 넘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실력이 돌아왔고 더 잘 타게 되어서 뿌듯했다. 롤러를 세 시간이나 탔더니 출출해서 아빠는 우리를 데리고 경상국립대학교 후문에 있는 분식집으로 데려갔다. 부모님이 연애하던 대학시절에는 후문에 포장마차처럼 생긴 분식집이 줄지어 있었다고 하는데 몇 년 만에 와 보니 포장마차 분식집이 다 없어지고 새로 지은 원룸 건물 밑에 1번 분식집만 이전을 했다고 한다.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 분식집은 실내에서 먹는 가게가 아니고 실외에 포장마차처럼 파라솔과 벤치가 몇 개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떡볶이+튀김+순대+어묵+콜라가 세트인 소확생메뉴를 주문했다. 우와 그런데 여기 대박맛집이다. 모든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튀김은 개인적으로 고추튀김, 고구마튀김이 맛있고 순대는 쫄깃하고 탱탱하고 튀김과 순대를 떡볶이 소스에 찍어서 먹으니 느끼하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튀김을 추가해서 2만원에 다섯식구가 배부르게 먹었다. 소확행 메뉴처럼 작지만 확실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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