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법석을 피우며 들고 나는가 하면 결국 순환궤도를 요란하게 돌고 있다. 안에서는 대선을 향해 박차를 가하는 소리들, 밖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원자재가격과 달러가격 상승으로 앞을 다투어 세계경제 물가 상승의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상과는 대조적으로 사람들 내면 깊이에는 너무나 조용한 채 거의 일평생동안 변함이 없는 심연이 있다. 그 심연은 여간해서는 느껴지거나 발견되지 않다가 간혹 외부의 요란함에서 벗어난 순간에 감성과 직관의 빛이 내면을 향하여 하이라이트를 줄 때에 외로움 내지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보통 자아가 성장하고 독립하기 시작하는 10대 초반부터 외로움을 알아차리기 시작하는데 자아감의 성장과 더불어 그러한 외로움은 기실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것이 우리 사람들이 동병상련으로 겪는 마음사정이지 싶다. 자신 안에서 커져만 가는 외로움을 견디질 못하여 좌절과 우울을 겪는가 하면 자기 파멸을 불러오는 여러 형태의 극단적 선택들의 사례들도 상당히 있다. 외로움은 이성적 판단력을 제치고 감성의 낭만을 무시하면서 정신작용의 영역 안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면서 한 사람의 일생에 매우 치명적인 정신적 고뇌와 방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로움이 건강과 웰빙에 필수적인 요소라면? 외로움이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라면? 자세히 관찰하면 혼자 있는 것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사람들이 붐비는 방에 있어도 내 옆에 단짝이 있어도 외로움은 느껴진다. 한편 어떤 상황에서는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도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 안에 더 많은 외로움을 설정하고 구축하면 실제로 외롭다라고 느끼는 감정을 줄일 수 있다. 물론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엔 연습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혼자 있는 것이 더 편안해질 수도 있다.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되면 자신 이외의 사람들에게 쏟아 부어야 할 관심과 집중과 대응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돌릴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정신력을 키워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간섭에 신경을 쓰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을 즐길 수 있다.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무엇을 진짜 선호하고 어떻게 나아가고자 하는지에 대해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혼자 있음의 시간을 통해 대인관계 역시 개선될 수 있다. 보통 우리는 ‘우리 대 그들’ 이라는 사고방식에 기초해서 친구, 가족, 동료들을 대하곤 한다. 그러는 중에 나와 또는 우리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대별하게 되고 결국 그들에 대한 공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을 위한 시간을 따로 할애하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더 커진다고 한다. 한편, 외로움이 창의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예술가, 음악가, 작가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고 싶을 때에는 보통 혼자 있고 싶어 한다. 한적한 스튜디오든 숲속 오두막이든 사적인 공간 안에서 우리는 창조하는 작업에 몰입하는 동안 평화롭고 유쾌한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외로움이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따로 떼어놓는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더 높다고 한다. 삶의 만족도도 높고 스트레스는 낮은 수준을 보이며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외로움이 심리적 웰빙을 향상시켜준다는 결론이다. 외로움이 주는 혜택을 누리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크게 할애할 필요는 없다. 매일 단 10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도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젊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나 바빠서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 상황일수록 그 어느 때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이겠다. 바쁠수록 조용한 시간의 혜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여 목표, 꿈, 열망에 대해 숙고하는 건 어떨까? 세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삶을 살고 있는지, 자신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관심과 집중을 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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