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시대에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중요시되고 있는 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이 하나 있다. 바로 언제, 어디서,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고 학습공동체 건설을 도모하는 총체적 도시 재구조화(restructuring) 운동인 ‘평생학습도시’ 사업이다. 암기와 기능 습득 위주의 전통적 학교교육 방식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고령화로 인구구성이 달라지면서 배움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다수의 지자체들이 평생학습도시를 꼽는다. 평생학습도시는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통합증진, 경제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시에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자원을 기관간, 지역사회간, 국가간 연계시킴으로써 네트워킹 학습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지역 시민에 의한, 지역시민을 위한, 시민의 지역사회교육 운동이기도 하다.배움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고 고령화와 인구소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함양군으로써도 평생학습도시는 매력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함양군은 그동안 여러 차례 평생학습도시 선정을 도전해왔지만 교육부로부터 지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주간함양은 지난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를 방문해 선정되기까지 어떤 방법과 과정을 거쳤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또 우수평생학습도시를 방문해 평생학습 시스템이 현재 지역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1.우수평생학습도시 부산 연제구2.우수평생학습도시 서울 송파구3.우수평생학습도시 광주 북구4.평생학습도시로 가야 할 함양군5.2020 선정 지자체 전북 무주군6.2020 선정 지자체 경남 거제시7.인근지역 선정도시 거창군 알찬 배움과 지혜 넘치는 평생학습도시 연제 지난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수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부산 연제구, 서울 송파구, 광주 북구 방문을 통해 평생학습 시스템이 지역 사회에 어떻게 작동하고 활성화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인구 및 행정 규모, 기본 인프라 등 함양군보다 월등한 위치에 있고 또 오래전부터 평생학습도시 시스템 아래 평생학습이 운영되어온 도시 지자체라는 점에서 방법론을 모색하기에 앞서 우수평생학습도시를 소개함으로써 군민들의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이해도를 먼저 높이고자 한다.다올림의 가치를 선도하는 지혜도시부산 연제구는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인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됐다. 지역 교육기관·지역사회·국가 간의 학습망 구축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학습도시를 목적으로 평생학습도시를 운영하고 있는 연제구는 생애학습 활성화, 마을학습 활성화, 지역학습 자산화를 바탕으로 성인문해교육, 평생학습 특화거리, 평생학습 활동가 등 총 31개의 학습 사업과 동아리 및 기관·단체 활동·예산 지원 그리고 500개에 가까운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과 관련해 2019년도 기준 총 490개의 프로그램이 평생학습과 배산평생학습관, 연제구평생학습관, 거제평생학습관, 평생학습센터 등 5개의 관내 기관에서 운영되었으며 등록자 수는 1만6000여명에 달했다. 학습관 등 평생학습 공간 및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 확보 노력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습관·학습센터와 같은 ‘권역별 단위’부터 동 주민센터와 연계를 통한 전 구민의 평생학습 참여확대가 목적인 ‘동 단위’, 지역의 기관(시설)의 유휴공간을 학습공간으로 제공해 주민에게 근거리 학습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장소를 제공한 기관(시설)에는 홍보 및 지역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마을 단위’까지 다양한 범위의 학습 공간을 확보했다. 연제구청 신원재 주무관은 “우리 구는 학습관이 먼저 만들어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도시와는 달리 초기 연도에 지역 기관 중심으로 학습 사업들을 진행해 왔다”며 “학습관 중심으로 시작한 도시는 학습관에만 계속 집중되는 현상이 있는 반면 우리 구는 지역 기관 프로그램이 먼저 확산되고 나서 학습관이 만들어졌고 뒤이어 관련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제구청 한은진 계장은 “도시다 보니 짧은 기간에 프로그램을 배우고 싶거나 기간을 두고 제대로 프로그램을 배우고 싶어 하는 등의 다양한 수요가 존재한다”며 “단기부터 3개월 이상 과정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운영도 수강신청, 학습홍보, 학습환경 등 여러 요구들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개선하면서 참여자들과 발을 맞춰가며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상자를 고려한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시대에 걸맞은 온라인 교육 참여 촉진 그리고 평생학습 강사양성 교육 및 역량강화 실시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또 학습동아리에 대해 예산, 공간, 활동, 운영부분 등을 지원함으로써 구민들의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을 촉진하고 각자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다른 기관·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간과 사업, 사람 등의 네트워크를 더욱 넓히면서 평생학습도시의 성장 동력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구민의 삶에 다가선 평생학습연제구 평생학습 시스템은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 배려, 특성화 구현 등의 사업 성과도 보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연제구 평생학습 기관과 강사 만남의 날’을 2017년 전국 최초로 개최해 취·창업을 지원했고 ‘부산 평생학습 강사 정보센터’를 운영해 채용 문의나 프로그램 활동 관련 강사와 교육기관 담당자의 소통 창구도 만들었다. 이어 연계형 평생학습 일자리 지원 사업인 ‘자격취득 과정 운영을 통한 개인 역량강화 지원’으로 매년 자격 취득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직접적인 일자리 지원 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생학습을 통해 2017년, 2018년, 2019년 총 3년간 총 248명을 취·창업에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장애인, 노인 및 취약계층, 저소득 및 다문화를 대상으로 평생학습 지원 및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약자 배려의 역할도 하고 있다. 사업성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공간<학습공간공유, 똑똑 PLACE>, 일자리<평생학습 강사 양성 일자리 프로젝트>, 기관<연제 평생학습 특화거리> 등 3가지 네트워크 평생교육 특성화 구현 사례가 있다. 지역주민의 참여와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간인 ‘우리 동네 학습공유 공간-똑똑 PLACE’은 가까운 곳에서 평생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학습 공간을 마련하고 연제구민 중심의 학습공동체를 구현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이와 관련해 2016년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 3.0 우수사례에 선정되었고 2017년 부산시 정부 3.0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장려상을 받는 등 성과를 얻었다. 일자리 네트워크 사업이면서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인 ‘평생학습 강사 양성 일자리 프로젝트’는 모집인원을 대상으로 5개 분야(강사 소양과정, 강의스킬 등),17개 전문교육 및 취업지원교육을 실시하는 프로젝트로 2018년에 수료, 취업 영역에 목표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구민의 평생학습도시 인식을 높이고 구만의 평생학습 브랜드 창출 필요성으로 추진된 ‘연제구 평생학습 특화거리’는 연 1~3회 거리 축제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평생특화거리를 조성하고 특화거리 중심의 학습 참여 문화 확산, 구·기관·구민이 만드는 학습마을공동체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매년 10곳 이상의 협업기관과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도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많은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년 참여 현황과 만족도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보완해 앞서 언급한 여러 사업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평생학습 요구인식 조사, 학습도시 사업 관련 구민 인식 관련 조사, 연제구 사회조사 내 평생교육 관련 항목 조사 등을 진행했고 조사결과가 평생학습 활동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신 주무관은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학습자들이 그다음 단계로 성장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사업 프로그램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 진입이 쉽지 않은 경력 단절 여성부터 은퇴자까지 다양한 모든 영역의 주민들이 학습능력을 올리고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 평생학습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