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 우르릉 쾅!’ 맑고 캄캄한 밤중에 벼락 치듯 순간 엄청난 섬광이 빛나고 굉음이 들리더니 땅이 진동한다. 잠자던 마을사람들이 놀란 모습으로 우르르 다리 위로 나왔다. 하늘엔 반짝거리며 꽃비가 내렸고, 밤 벚꽃놀이 즐기듯 떨어지는 재를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그날 다리에서 하늘을 보았던 사람들 중에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 다리는 죽음의 다리가 되었다. 35년 전, 1986년 4월 26일 밤 1시 24분에 일어난 러시아 체르노빌 발전소의 원자로가 폭발한 사고 이야기이다. 이 사고로 인하여 목장이 오염되어 우유를 먹은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은 갑상선암이 발생하였고 사고 직후 2년간 누출 방지와 방사능 처리 작업을 했던 수많은 근로자들은 사망했거나 피해가 컸었던 사실들이 보도를 통하여 알려졌다. 그 후에도 방사능 낙진은 주변 나라로 퍼져서 영국, 프랑스, 독일과 서유럽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으며 지금까지 많은 나라에서 수백만 명의 피폭자가 나오게 되면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되었다. 꿈의 도시 아톰그라드였던 프리피야티는 유령의 도시가 되어 버렸다. 인류에게 악몽 같은 그날 이후 25년이 지난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동북부 센다이시 앞바다 해저 깊이 24km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곧이어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하였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하는 모습이 공중파를 통하여 세계인이 듣고 보게 되었다. 이 사고로 인하여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은 기체 상태인 것을 포함하면 놀라울 정도이고, 이로 인하여 숨지거나 실종되기도 하고 지금까지 정신적 고통과 직간접 피해자는 이루 말할 수 없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건물에서 방사선이 방출된다고 하고 있고 중요한 것은 매일 170톤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여 지금은 125만 톤이 보관되어 있고 앞으로 저장 공간이 부족하여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현실화 되었다. 그래서 오염수 방류에 대하여 자국민들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그린피스도 세계의 시민들이 보낸 18만 건의 청원을 일본 정부에 제출한 상태이지만 일본 정부는 아랑 곳 없이 지난 13일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필리핀 등 주변국가에게 자세한 의논이나 통보도 없이 지독한 이기주의적인 행위를 하는 이웃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모아둔 오염수를 재처리하여 모두 방류하는 데는 30여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 피해가 별것 아니라는 일본과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미국은 어느 별에서 온 나라인가?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연구소가 방사성 물질의 이동경로를 예측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200일 만에 제주도 해역에 도달하고 280일이면 동해 앞바다에 다다르며 340일되면 동해 전체를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교부는 ‘해양은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고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도가 아니다’며 일본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고 중국 누리꾼들은 일본 해산물을 안 먹겠다하고 있으며 중국 일부 수산업자들은 일본산 생굴 수입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경각심을 가지고 방사능으로 부터 오염된 먹거리를 사전에 제어 할 제도와 법을 서둘러서 완비하고, 유치원이나 학교급식 그리고 관련 먹거리산업의 철저한 방사성 물질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세포분열이 빠른 임신부의 태아나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아주 소량의 방사능에도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보건 의학계의 보도는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코로나19의 K-방역  만큼이나 중요한 또 하나의 방사능 K-방어가 필요한 때가 지금인 것 같다. 정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지만 지금까지의 일본의 행위는 국격을 무시하는 사안이 많아서 일본이 핵폐기물을 방출하기 전에 일본을 제소하는 게 우선이라 할 수 밖에 없다. 1993년 10월, 러시아가 핵폐기물 9백 톤을 싣고 동해로 출발했을 때에 일본 국민은 분노했고 언론도 러시아의 행위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라곤 전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일본은 핵폐기물 투기 전면 금지 국제협약을 이끌어 내었는데 지금은 내로남불격이 되었다. 이웃이 좋아야 잠이 편한 것인데 우리의 이웃 일본은 1986년 4월 26일의 사태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먹고 싶지 않습니다. 오염된 바다에서 놀고 싶지 않습니다. 오연된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습니다. 왜 싫다고 하는데 당신네들은 주변 국가의 이야기를 무시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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