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맞은 순백의 목련 꽃잎이 머금은 수분만큼 무게에 못이겨 짓눌린 멍자국처럼 처참한 꽃잎들을 바람따라 떨군다. 전국 산야에 순서 모르고 한꺼번에 몰아서 피어나는 봄꽃들 덕분에 눈이 호사하고 소복소복 피어난 벚꽃길 마다 사람들이 북적인다. 조금 늦은 봄이 와서인지 기다림에 지쳐서 그럴까? 빈 웅덩이에 빗물이 고이자 개구리들이 울고불고 난리다. 어디서 저 많은 개구리들이 왔는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우리집 단골 손님들이다. 마치 올것이 안오면 서운하고 기다려지는 것처럼 개구리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고요한 밤의 정막을 깨고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하모니를 가만히 눈감고 감상해 본다. 개구리 우는 소리가 처음부터 고운 선율로 들린 건 아니다. 한밤중 시끌벅적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에 잠이 안오고 듣기 싫은 유행가처럼 짜증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귀기울어 들어보니 인간 세상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다. 짧은 짝짓기 철에 제짝 찾느라 울음소리도 제각기 목청 높여 다르게 울고 어떤 개구리는 독보적으로 아주 특이한 소리까지 내더란 말이지 한참 듣다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 힘 겨루고 시끄럽게 싸우지만 몇 주 후면 언제 그랬냐 싶게 잠잠해지고 평화가 찾아온다. 끝이 있기에 시작이 있을 거다. 개구리들 세상을 이야기하며 인간 세상을 들여다보자니 화가 나는 까닭은 요즘 말도 안 되는 논쟁거리들 때문이다. 토론을 하다보면 옳고 그름의 논쟁은 분명 필요하다. 논쟁의 목적은 상대를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굴복시키는 것이다. 무조건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서로 주장하며 다투는 것은 남의 의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전혀 없고 독불장군처럼 고집과 아집만 있을 뿐이다. 모임이나 단체에 참석하다 보면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어 다투다 서로 주장이 강해서 끝없는 논쟁으로 커져 버릴 때가 있다. 분명 다수결로 거수하자 했는데도 목소리 큰사람 한 두명 주장으로 회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꿀 먹은 벙어리마냥 기에 눌려 말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생각만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무시하는 태도에 불쾌하지만 사람들은 참고 말을 아낀다. 바보라 참는 것이 아니라 더 시끄러운 사태가 벌어질까 싶어 자신의 주장을 굽히고 상대를 배려하는 거다. 어느 선에서 서로 양보하여 주어진 결과물이 만족된다면 더 이상의 요구 조건도 불만도 없다. 문제를 바로잡고 서로 타협하여 합의점을 찾으면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목소리를 조금 낮추면 상대방의 목소리가 비로소 들릴 것이다. 또한 한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이 존중되어야 마땅하나 다수의 의견이나 생각은 현실성 있는 거니까 받아 들여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의 말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으로 고집만 내세우다 보면 단체 생활에서 따돌림을 받는 외로운 사람으로 살아야 될지 모른다. 참으로 어리석고 가엾은 삶을 사는 거다. 정치 논쟁에서도 이젠 말도 안 되는 정치이념과 색깔 논쟁으로 편 가르지 말고 경제 먹거리를 논하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내말은 아끼고 남의 말을 잘 듣고 경청하는 사람들이 올바른 대화법을 인지하는 사람이다. 회가난 대화법으로 상대방과 논쟁하기보다 먼저 유머스런 대화법으로 시작하여 서로 존중하며 웃음으로 의견을 제시하면 좋겠다.내 귀는 닫고 나만의 독배에 갇혀 사는 삶은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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