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은 일년 계획을 세우고 희망을 거는 시기인데도 나라가 혼란스러워서인지 새해를 맞는다는 느낌도 없이 벌써 하순에 접어들었다. 설이 가까이 다가왔지만 김영란법의 영향 등으로 농산물 소비에 영향을 끼쳐 생산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러도 말로만 걱정이지 제대로 된 대안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만 치솟아 주부들의 마음까지 움츠리게 하여 설 경기마저 바닥을 헤매는 더 춥고 어두운 설맞이 인 것 같다.
닭의 해에도 여전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걱정이 이어지고 있고 사육농가는 농가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가 재정 손실 또한 너무 크다. 가축전염병인 구제역과 같이 반복적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병이 발생하면 매몰처분, 이동통제, 소독방제 외에는 확실한 방지책은 찾지 못하고 사후약방문처럼 뒷북만치는 정책이 실망스럽다.
해가 바뀌어도 국정농단 관련 촛불 시위와 태극기 시위가 멈추지 않아 시위 공화국이라고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마주달리는 폭주기관차 같이 어느 한쪽도 물러날 기미조차 없이 온 나라를 불안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차라리 치킨게임이라면 어느 한쪽이 물러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지만 가정으로 밖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화해가 없는 국가와 사회는 평화에 대한 희망이 없는 불행한 미래가 있을 뿐이다.
법절차에 따라 특검에서 수사 중에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심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 앞에서까지 시위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는 국가 근간인 헌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다. 여론으로 흔들려고 해서는 안된다. 오로지 법의 잣대로만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닌가.
북핵문제, 싸드배치, 예측할 수 없는 무역환경, 소녀상 관련 한일마찰 등 해결하기 힘든 높은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데 국내문제로 소용돌이까지 일으켜 대한민국호가 난파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어미닭은 알을 품어 21일 만에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 단군신화에도 쑥과 마늘을 먹고 21일 만에 금기를 잘 지킨 곰이 사람으로 환생한다. 21일의 의미보다는 모든 일은 본분에 충실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일정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인내의 필요성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는 듯하다.
특검과 헌법재판소에 맡겼으니 시위로 국력을 소진하지 말고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성숙된 국민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국가와 우리군 모두 수사(搜査)로 세월을 보냈다. 정유년 새해에는 이 모든 악재들이 잡귀를 쫓는다는 닭울음소리로 깨끗이 물러가게 하고 화해 분위기가 가득한 한해를 만들어 보자.
모두 어려운 설맞이다. 서로를 보듬는 따뜻함이 넘쳐나는 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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