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의미는 도자기나 그림 등 주로 예술품을 표현할 때 걸작 등과 같은 용어로 사용되던 것이 요즈음은 외제 고가품을 표현할 때 쓰는 용어로 변질되어 사용되고 이제는 과일 등 농산품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명품은 아내들이 남편 기죽이는 무기로도 사용된다. 명품 이야기만 나오면 위기모면을 위해 남편들은 사오정처럼 딴청을 피워야 하고 주눅 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느 시대건 고가명품이 판을 치지 않은 세상은 없었겠지만 우리 사회가 너무 명품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은 명품천국이라고 한다. 명품들이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값도 비싸지고 가격과 관계없이 잘 팔린다고 한다. 소득이 낮았던 옛 시절을 보상받겠다는 심리인지 허영심과 과시욕이 유별나서인지 우리의 고가명품 선호 열기는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연구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어느 나라 국민이건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이야 다 있겠지만 우리의 묻지마 식 명품집착증은 병적으로 그 도를 넘어 선듯하다. 젊은이들이 고가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관련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보다 인구도 훨씬 많고 소득수준도 월등히 높은 일본보다 고급시계 수입이 많다고 하니 이를 입증하고도 남음이다.
선진문물에 목말라 했던 갈증이 아직도 해갈되지 않았는지 이제 우리도 전자제품 등은 세계 최고의 상품을 생산하는 기술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않았는가. 이 시점에서 맹목적으로 외제고가명품에 빠져있어야만 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명품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명품 구입열기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제는 명품 구매 형태에서 명품생산형태로 변환해야만 명품홍수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의 노력과 손으로 만들어지는 물품 중에 빼어난 것이 명품이라고 한다면 우리 고장에서 만들어지는 명품은 무엇이 있을까. 농경산업이 주업인 지역 여건상 공산품의 발달은 기대하기 어렵고 농산물에서나 찾아볼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농산품은 사과, 곶감, 양파, 밤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열거한 농산물 중에 국내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생산품이 있는지 자신있게 대답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부분적인 일등상품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분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막연히 함양농산물이 최고라고 외친다 해도 구매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이다. 금년 양파가격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 망 6000∼7000원 선이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농약없는 친환경 농사를 지어 한망에 2만5000원을 받은 농가를 보았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평범한 먹거리도 청정하고 정직하게 지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면 제 값을 받는 명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명품화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세계인의 명품 함양산양삼이라는 이름을 걸고 개최하고 있는 함양산삼축제 역시 함양산양삼을 명품화하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일 것이다. 명품은 하루아침에 탄생되지 않는다. 꾸준한 노력으로 차별화된 우수성을 증명해 보일 때 비로소 명품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말복과 입추가 글피 앞으로 다가왔다. 산삼축제와 함께 여름 더위도 그 정점을 지나가고 있다. 함양농산물의 명품화를 기대하며 우리 농산물 모두 안녕하신가 안부를 전해본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