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서하 한 고추밭에서는 대학생들이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 생물교육과에 다닌다는 김민규 학생은 “농사가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벌겋게 익은 얼굴로 웃었다. 함께 일하던 농민 박종욱(서상면)은 “해마다 학생들이 와서 땡볕에서 일하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데 줄 게 없다.”며 찐 감자와 음료수를 내왔다.
함양군농민회(회장 박한국)가 추진하는 ‘농학연대’ 사업의 하나인 ‘대학생농촌활동’이 서상면, 서하면 일대에서 7박 8일 동안 진행되고 있다. 부산대 사범대 학생들이 벌이고 있는 이번 ‘교육 농활’은 150명의 학생들이 5개 마을에서 농촌 활동을 한다. 사범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달리 농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활동’도 하고 농민을 대상으로 ‘봉사 활동’도 한다. 그래서 함양 초중고 학생들이 방학을 하길 기다려서 7월 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함양군농민회는 역점 사업으로 ‘농학 연대’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대학생 농촌 활동’을 유치하는 것이다. 지난 6월 24일에는 경상대 학생들 82명이 9개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7박 8일 동안 부산대학교 학생 250명이 13개 마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이번 사범대생들의 봉사활동이 끝나면 가을에 두 번의 봉사활동을 유치하려고 한다.
농학연대사업을 총괄하는 함양군농민회 전성기 부회장은 “대학생들이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농사일을 도와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엄청난 것이지만, 이 학생들이 장차 우리 나라의 일꾼이 되었을 때 농촌을 대하는 태도는 농활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과 다를 것이다. 그 효과는 일손 돕기의 몇 배를 뛰어넘을 것이다.”고 했다. 실제로 지곡면과 함양읍에서 농활을 한 학생들 등 몇 마을에는 농활 왔던 학생들이 공식적인 농활 말고도 몇몇이서 틈나면 찾아와서 일손을 돕기도 하고, 농한기에는 놀다가기도 하며 농민과 학생이 정을 쌓고 있으며 심지어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찾아오기도 한다. 농민회 노인규 사무국장은 “이런 농활이 계기가 되어 장차 함양 농산물 판매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며 ‘농학연대’는 봉사활동에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한 사업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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