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 번호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사회적으로나 상업적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고 정부 시책을 추진하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119신고 번호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가 부족했으며, 최근에서야 흩어져 있는 여러 가지 신고 번호를 119로 통합하려는 계획을 세웠을 뿐이다. 내 기억으로는 1990년도였을 것이다. 그때 추석연휴기간 중 한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끝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응급환자가 언제 어디서든 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응급의료체계 완비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에 따라 1991년 7월 1일 대한적십자사 전국 11개 지사에 129응급환자정보센터를 설치하였다.129응급환자정보센터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기점으로 119소방조직과 혼선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 신고번호를 129에서 1339번으로 변경하여 응급의료정보센터로 서비스 제공기능을 확대하였다. 그때 나는 개인적으로 1339응급의료정보센터가 119종합상황실과 기능이 유사하고 상황실 운영에 따른 정부예산의 중복 투자로 판단되었다. 또한 119와 달리 1339 신고 번호가 국민들에게는 매우 생소하여 긴급 상황에 빠진 국민들이 신속하게 구조 신고를 하기에는 매우 힘들다고 생각되었다. 결국 오늘에 이르러 1339는 119종합상황실과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 계획을 수립한 입안자들은 과연 1339의 중복 투자를 몰랐을까? 절대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리라.119소방의 주임무는 인명구조와 응급처치 그리고 화재진압이다. 애초부터 1339가 119소방의 상황실에 설치되었다면 정부의 예산 중복 투자도 피하고 119구급대와 즉시 연결되어 국민의 응급의료서비스에도 한 단계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을까? 세월호 사건을 돌이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게 선실에 갇힌 사람들이 구조를 위해 112, 119 등 여러 가지 신고전화를 사용했지만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신고시스템이 관할이 달라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결국 수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는 것이고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나는 다시 한 번 이런 의문을 가져본다. 세계최고의 정보화 시스템을 구성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나라는 왜 미국의 911처럼 119통합상황실을 설치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는 왜 신고번호가 국민들이 손가락으로 외워도 힘들만큼 많고 소방서, 경찰서, 시·군청 등 각 부처에 신고전화를 받는 상황실이 많을까? 119통합상황실 하나만 설치하고 각 부처의 담당자가 한 곳에 모여 업무를 하면 안 되는가? 국민들도 편안하고 예산도 대폭 절감될 터인데? 국민들이 가장 짜증나는 것 중 하나가 국가에 긴급신고를 했을 때 관할이 다르니 다시 전화를 하라는 말일 것이다. 정부3.0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소방, 경찰, 응급의료 및 재난 등 긴급구조에 관련된 모든 신고 번호를 119로 통합한 119통합상황실의 설치가 매우 시급하다. 119통합상황실의 설치가 빠르면 빠를수록 국민들의 깊은 시름이 미소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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