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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지리산 마실 여행기
휴천면 송전마을
지리산 마실 이야기(24)
유혜진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09일(화) 18:01
휴천면 송전마을 (2019년 6월 현재)
♧ 송전리 소재
♧ 세대 106가구
♧ 인구 162명(남80, 여82)
♧ 농가 50가구
♧ 주요농산물 : 고로쇠
♧ 이장 : 이백화


“골마다 살아 숨 쉬는 역사와 전설의 고장”

ⓒ 주간함양
송전마을 옛 풍경


송전마을은 솔과 바위와 닥나무가 많은 닥밭이 유명해 송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함양군의 관광지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90년대 까지만 해도 자동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았던 오지 마을이었다. 다리가 놓이기 전 까지는 섬마을이나 다름없었다.
마을의 출입은 짚으로 엮어 만든 능청다리를 건너거나 나무로 만든 나룻배 타고 오갔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마을에 고립되기 일쑤였다.
↑↑ 물 측정 배바위
ⓒ 주간함양
송전 마을에 사는 학생들은 국민학교를 가기 위해서 나무배를 타고 건너야 했다. 마을의 높은 언덕에서 엄천강을 내려다보면 강 가운데 ‘배바위’가 솟아 있다. 송전마을에서 배를 타러 나가는 거리도 꽤 멀어 언덕에 올라가 이 ‘배바위’를 보고 미리 강수량을 측정했다.
↑↑ 김성열 노인회장
ⓒ 주간함양
강물이 불어 배바위가 넘치면 학교를 못가는 날이었다. 또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도 비가 많이 오면 집에 가장 우선으로 가야하는 마을이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의무교육이 아니었다. 옛날 사람들이 ‘공부가 밥 먹여주냐’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먹고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 배가 고파도 당장 먹을 것이 없으니까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김성열(83) 노인회장이 말했다.
옛날 송전마을의 여성들은 함양군에 살고 있지만 읍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주로 남자들이 읍에 있는 장터로 나갔는데 물을 건너고 산을 넘어 3시간은 꼬박 걸어야 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금도 마을로 오가는 버스가 자주 없어 교통이 불편하다고 했다.
“아침 8시, 9시에 차가 있는데 낮에는 버스가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없다. 그러면 읍으로 나갔다가 저녁 7시까지 기다려야한다. 중간 시간에 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꼭 신문에 실어 달라”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 닥나무를 찌던 상구터를 가리키는 신수철 전 이장
ⓒ 주간함양
또 이 마을은 6·25 당시에 빨치산의 주둔지로 활용됐던 곳이라 아픔의 역사도 간직한 곳이다. 전 이장인 신수철(72) 씨는 “집에 누가 문을 두드리면 빨치산들이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였다. 총으로 협박을 해 줄 수밖에 없었는데, 다음날이 되면 경찰이 와서 왜 먹을 것을 줬냐고 마을 사람들을 두들겨 팼다”며 “빨치산과 싸워 이기면 포상을 준다고 해 맞서 싸우기도 했는데 빨치산에게 음식을 제공한 기록만 그대로 남아 빨갱이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사람들은 죄가 있다면 벌레를 죽인 죄 밖에 없는데 끌려가서 억울하게 당한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 송전마을 사람들.
ⓒ 주간함양
마을회관 사랑방이야기


송전마을 회관에는 10대 20대에 시집을 와 이 곳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이 하나 둘 모였다. 이날은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과 건강검진을 하는 날이다. 휴천면보건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긴다.
↑↑ 박분남 하두라 할머니
ⓒ 주간함양
‘서울할매’로 불리는 박분남(86) 어르신은 서울에서 40년을 살다 송전마을로 왔다. 얼마 전에도 서울에 다녀왔다고 했다. “송전마을은 저기 골짜기에 비하면 서울의 명동이야”라며 서울을 빗대어 표현했다. 며칠 서울에 있어 얼굴을 보지 못했던 터라 분남 할머니의 절친인 하두라(83) 할머니가 “서울서 길을 잃을 까봐 걱정했다”면서 손을 맞잡았다.
↑↑ 임맹점 할머니
ⓒ 주간함양
임맹점(78) 할머니는 “이 터에서 나가살면 죽는 줄 알고 여기서만 계속 살고 있다”면서 송전마을에서 태어나 줄곧 이 마을에서 살아왔다고 했다.
또 자신이 어렸을 때 마을에서 도깨비를 봤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임 할머니는 “마을의 당산제를 지내던 곳에 돌무더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밤으로 도깨비가 다녔다. 지금은 안 보이데 그게. 옛날에 도깨비가 산 알로우로(위로아래로) 댕기는 기라. 그게 또 모여서 한 개가 되다가 또 뻗쳐서 나가고 그랬어. 사람이 죽으니까 도깨비가 되는 거야”라며 “학생들이 밤에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 도깨비가 나타나 혼비백산 도망쳤다”는 이야기와 “송전마을에서 가장 힘이 센 장사와 도깨비가 씨름을 했는데 ‘왼다리 감아라. 왼다리 감아라’라는 소리가 들여 도깨비 왼다리를 감아 넘어뜨려 유일하게 도깨비를 이겼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송전마을투어가이드
ⓒ 주간함양
마적도사와의 스토리여행


송전마을에서 3번의 이장을 맡았던 신수철 씨와 김성열 노인회장, 김정철(74)·석준근(78) 씨가 마을 가이드에 나섰다.
김정철 씨가 운전대를 잡은 ‘송전마을 가이드 차량’을 타고 투어를 했다. 흰 수염을 기른 모습이 인상적인 김정철 씨는 18년 전 포항에서 이 곳으로 귀촌했다. 실제 송전 마을에서 마적도사로 불린다고 한다.
↑↑ 마적도사 장기판
ⓒ 주간함양
마을회관에서 5분 정도 차량을 타고 올라가면 마적도사 전설이 얽혀있는 도사배나무, 장기판 바위, 도사우물 등이 나온다. 이 길은 7세기 신라 무열왕 때 마적사를 짓고 수도하던 마적도사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적도사와 나귀전설 마적도사가 똑똑한 나귀를 통해 쪽지와 함께 보내면 그 나귀가 만동장에 가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싣고 돌아왔다. 용유담가에 와서 나귀가 크게 울면 도사가 배나무 지팡이로 다리를 놓아 용유담을 건너오곤 했다고 한다.
↑↑ 장기바위 전설에 대해 들려주는 김정철 씨.
ⓒ 주간함양
하루는 마적도사가 나귀를 장에 보내고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용유담에서 용 아홉 마리가 놀다가 싸우는 소리에 마적도사는 나귀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장기만 두었다.
나귀는 울다가 지쳐서 죽게 됐는데 나귀가 죽은 곳이 나귀바위이다. 또 나귀가 죽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 마적도사는 장기를 두던 장기판을 던졌다고 한다. 그 장기판 조각의 반쪽은 용유담 나귀바위에 떨어졌고 나머지 반쪽은 장기판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 도사배나무가 있던 터
ⓒ 주간함양
도사배나무는 마적도사가 심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마적도사가 절을 떠나던 날 배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이것이 살아있으면 내가 산 줄 알고 이것이 죽으면 나도 죽은 줄 알라”고 말했다. 현재는 배나무는 태풍에 쓰러져 터만 남아 있다.
↑↑ 마적도사가 마시던 도사우물.
ⓒ 주간함양
도사우물은 마적도사가 마시던 우물로 가뭄이 들거나 비가와도 수량이 일정하다고 한다. 이 물을 마시면 장수를 한다고 전해진다.
↑↑ 마적대 인근 독립가옥 김성수 황백합자 부부
ⓒ 주간함양
마적도사의 전설이 있는 마적대에 가기 위해서는 송전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김성수(90), 황백합자(80) 부부의 집을 지나가야한다. 마을 꼭대기에 독립으로 있는 가구이다.
마적대를 둘러보고 난 후 집 마당에 있는 오두막 평상에서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고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것도 마을 투어 코스 중 하나이다.

↑↑ 세진대 노송
ⓒ 주간함양
400년 된 소나무 쉼터


마을의 명소 중 명소는 400년이 넘은 소나무가 있는 세진대(洗塵臺)이다. 지리산 둘레길을 오가는 이들이 이 곳에 다다르면 자동적으로 발길을 멈추는 곳이다. 너럭바위 위의 세진대에 서면 엄천강 용유담과 법화산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용유담
ⓒ 주간함양
세진대에서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국조단군성전인 ‘지리산마적천진전’은 본래 사지(절)로서 옛날 휴천면 문정리의 법화사와 같은 시기에 창건한 마적사가 있었다. 그 당시 불교신자들이 마적사를 가기 위해 이 곳 세진대에서 몸과 마음을 씻고 올라갔다고 한다. 후손들이 이 뜻을 기리기 위해 세진대(속세를 깨끗이 씻는 곳)라는 이름을 새겨 오늘에 전하고 있다.
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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