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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윤 칼럼>`김종직 길`에서 함양의 미래를
정세윤 논설위원
주간함양 기자 / news-hy@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27일(월) 11:47
↑↑ 정세윤 논설위원
ⓒ 함양뉴스

지난 7월 첫 주말 함양서복연구회와 지리산역사문화조사단이 ‘김종직 길 합동탐방’에 나섰다. 1472년 추석 전날인 음력 8월14일 점필재 김종직 함양군수가 지리산 유람에 나섰던 바로 그 길이다. 이날 탐방은 함양서복회가 오랫동안 김종직 길을 연구하고 발굴해온 지리산역사조사단에 요청해 이루어진 것인데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필자가 동행한 것은 어쩌면 선택받은 행운이었다.

탐방길은 지리산역사조사단 이영규 선생님(대전제일고 한문교사)이 가이드 역할을 했다. 이 선생님은 ‘김종직 길 탐방기’에서 밝힌바와 같이 김종직의 시(詩)에 매료돼 김종직에 빠져 사는 마니아다. 점필재의 <유두류록(遊頭流錄)>를 수백번 읽고 지리산(당시 두류산) 김종직 길을 150여회 탐방한 인물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 선생님의 해설을 곁들이니 황량했던 빈터에 집이 지어지고 기암괴석으로만 보였던 바위도 새로운 생명이 솟아나는 듯했다. 점필재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모두가 역사이고 문화다. 고대에서 가야로, 가야에서 신라로, 통일신라로, 고려로, 조선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에 이른 오늘까지 김종직의 지리산 길은 우리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보물창고와 다름없다.

그가 남긴 유두류록을 음미하며 걷는 지리산은 대자연의 신비에 더해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점필재의 지리산 유람 시 첫수(首)인 ‘선열암’의 촉촉수를 맞고, 소매 가득 청풍이 불어오는 ‘고열암’에서는 나도 신선인 듯 착각한 들 타박할 이 누가 있으랴. 미타봉 아래 소림선방에서의 하룻밤은 또 어떨까? 바로 옆 운해(雲海) 속 좌선대(坐禪臺)에서 마음의 짐도 내려놔 보자. 가야인 또는 신라의 화랑이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해발 1100여m 고지의 인공 돌길은 또 어떤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야철지와 숯가마 터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집터와 논밭의 흔적도, 낭도 3000명이 올랐다는 영랑대도 건재하다. 모두 선조들의 삶이고 우리의 이야기이다.
휴천면 운서리 적조암을 출발해 지장사 갈림길~선열암~독녀암(노장대)~고열암~소림선방~동부(洞府)~구롱(아홉모랭이)~방장문 석각~쑥밭재~청이당(淸伊堂)으로 이어진 이날 탐방은 함양관아를 출발한 점필재 일행이 엄천을 건너 적조암~고열암~청이당~영랑대~중봉~천왕봉~세석~한신계곡~백무동으로 하산한 4박5일간의 여정 중 일부이다. 영랑대~중봉~천왕봉~세석 등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구간에도 유두류록을 통해 본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뿐만 아니라 점필재는 3년 동안 함양군수로 재임하면서 휴천면 지리산자락에 관영차밭을 조성해 군민들의 차(茶) 공출부담을 덜어 주는 등 선정(善政)을 베푼 목민관으로 오늘날까지 칭송받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측의 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이날 탐방코스를 포함해 영랑대~천왕봉 구간은 지난 2007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10년 넘게 비지정 등산로로 묶여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 보전도 중요하다. 하지만 보전만이 능사가 아니다. 살아 숨 쉬지 않는 박재된 역사를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문장가이면서 변화와 개혁을 꿈꾸었던 사림의 영수 김종직 정신을 되살리는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

때마침 함양군에서도 ‘김종직 길’ 복원에 대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단초를 제공한 함양서복회와 지리산역사조사단에도 박수를 보낸다. 해당 자치단체인 함양군과 경상남도의 적극 행정과 국립공원공단, 나아가 중앙부처인 환경부의 전향적인 정책 전환을 기대해 본다. 고운 최치원을 필두로 점필재 김종직, 일두 정여창, 연암 박지원까지 당대의 걸출한 인물들이 모두 선비의 고장 함양과 무관치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에 대한 콘텐츠 개발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로의 도약이다.

“함양의 소중한 자산에 대해 함양 분들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연구하고 발굴해 옥석으로 다듬어 주길 바란다”는 이영규 선생님의 말씀이 귓전을 때린다.
주간함양 기자  news-h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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