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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현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함양군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 감염 확산예방 일선 공무원들
유혜진 기자 / 입력 : 2020년 03월 23일(월) 11:49
함양군은 2월 23일 대구거주 첫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지역 내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3월19일 기준 경상남도 전체에서도 3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누적 확진자 82명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있다고도 하지만, 방역당국은 완전 종식 때까지 긴장의 끈을 조금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본지는 3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함양군보건소 선별진료소, 함양읍·안의·서상면 터미널 등의 현장을 직접 찾아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어, 우리 군민들의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함양군보건소는 24시간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서부경남지역에서 발생된 2월 중순부터 선별진료소 운영과 터미널 인근 발열체크를 실시했다. 이후 함양군청, 읍·면사무소도 동참하면서 발열체크, 버스 소독 등의 비상근무체제를 한 달째 이어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들은 “군민의 건강이 우선이죠. 우리군만 하는 것도 아닌데요”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3월18일 함양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만난 두 명의 보건소 직원들은 방호복, 고글, 장갑, 마스크를 온 몸에 둘러싼 채 환자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장갑을 2겹 이상 착용하기 때문에 손의 감각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피부가 뿌옇게 일어나는 일은 다반사이다. 방호복은 한 번 입으면 하루 종일 한 벌로 버텨야 한다.

군내 거주 확진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아 감염 가능성이 낮을지라도 혹시 모를 감염을 대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 19일 오전 함양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호복을 착용한 채 일하고 있다.
ⓒ 주간함양
365일 비상대기 “전염병 또 찾아온다”


이날 오전 10시쯤 선별진료소를 찾아온 한 어르신은 인근지역 식당을 방문했다가 기침 증상이 발생했다고 상담을 요청했다. 가림막이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단순검사를 우선 실시했다. 방문지역, 증상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다행히 검체 채취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마다 철렁했던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선별진료소를 찾아온다고 해서 검체 채취가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다. 종교, 특정지역·나라를 방문하거나 증상 여부 등 지침에 따른 우선 확인이 필요하며, 의사가 검사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또 다른 천막인 검체 채취실로 이동한다.

검체를 채취한 후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예방·관리 감독하는 것도 보건소 직원들의 일이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 개인 수칙을 안내한다.

반면, 스스로 선별진료소를 찾아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직접 환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확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의 접촉과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또 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검사 및 예방 지침이 수시로 변동되고 있어 교육을 받기위한 출장을 나서기도 한다.

↑↑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 방역 작업.
ⓒ 주간함양
매일 오전에는 우리 군의 상황을 경상남도로 보고하고 터미널 등으로 소독제 등과 같은 방역 물품을 전달한다. 이처럼 보건소 전체 부서가 제 각자의 일을 하면서도 감염병 업무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함양군 보건소 감염병관리담당 박정희 계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앞으로도 ‘신종’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감염병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365일 바이러스에 대한 문제를 염두에 두고 비상 대기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을수록 방심하면 안 된다. 내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고 제일 중요한 것이 개인 건강, 위생 수칙이다”면서 “손을 항상 깨끗이 씻고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함양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발열체크 및 의심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다.
ⓒ 주간함양
“소상공인들이 더 걱정”


같은 날 오전 함양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산삼엑스포과 황노화담당 강제일 계장과 민원봉사과 건축허가 담당 정우석 계장이 감염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었다. 첫차 시간에 맞춰 오전 7시부터 이 곳에 나와 있다.

부서별로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시부터 밤 10시까지 2교대 또는 3교대로 근무 한다. 이들의 업무는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의심 증상 등을 확인하고 버스 내부 소독 등으로 감염을 예방한다. 이때 발열이 확인되면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현장에서 비상근무를 한다고 해서 바로 휴무를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대 시간이 되면 다시 청사로 복귀해서 본인의 업무를 마무리 한다.

아침 일찍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우석 계장은 “현장에 나와 있다 보니 기존 업무가 밀리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밀린 만큼 탄력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그것보다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생계와 피해가 더 걱정이다”고 말한다.

강제일 계장 또한 “지방공무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뿐만 아니라 눈이오나, 비가 오나 산불, 구제역 등이 발생했을 때에도 비상근무는 계속 해 왔던 것이다”면서 “코로나는 워낙 심각한 사태이기 때문에 비상근무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없다. 우리지역에서는 다행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른 지자체의 공무원 분들은 더 많은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 계장은 “흔히 공무원들을 ‘철밥통’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주말을 반납하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감염 예방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점차 감염병 우려가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고 군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면 추위와 민감한 온도계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좁은 천막 안에 온풍기 하나가 끝이다. 그마저도 몸을 녹이기보다 추위에 약한 온도계가 온풍기를 차지하고 있다.

↑↑ 함양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구·거창 대중교통 이용 대상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있다.
ⓒ 주간함양
현장에서 민원 해결까지


이어 거창에서 오는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교통지도자 기광석씨가 등장했다. 그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대구·거창 지역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름, 전화번호 등을 물어 기록한다. 기씨는 “확진자가 우리 지역에서 발생했을 경우, 동선을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 대구·거창 지역의 버스 승객들을 확인하고 보고 한다”면서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문제여서 승객들이 불쾌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친절히 협조를 요구해야 한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버스 시간이 감축되고 대구·거창에서 오가는 승객들도 많이 줄었지만 하루 평균 20명 이상은 상대한다고 한다.

앞서 17일 저녁 안의터미널에서 근무한 공무원 A씨에게서 근무 중 발생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여자 공무원 두 명이서 늦은 시간까지 근무를 할 때 일이다. 동네에 있는 지체 장애인들이 천막 안으로 들어와 장난을 치고 나가지 않아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 서상터미널
ⓒ 주간함양
안의터미널 또한 거창과 서울을 오가는 중간 지점이기 때문에 감염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하
는 곳이다. 마찬가지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발열체크 천막을 지킨다.

특히 면 단위 지역에는 늦은 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용무가 아님에도 말을 걸거나, 주취자의 시비에 휘말릴 경우에는 큰 두려움과 피로도를 느낀다.

이 같은 일부 주민들의 문제를 제외하면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전하고 있다. 붕어빵, 초콜릿, 따뜻한 음료 등을 건네며 “고생 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 서상터미널
ⓒ 주간함양
주민들 스스로 감염 예방에 나서


서상터미널에도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서상·서하·백전면 직원들이 교대로 솔선수범 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상면사무소 김인대 총무계장은 터미널을 찾은 취재진을 반겼다.

서상면은 지대가 높아 함양읍과 안의면에서의 공기와는 달랐다. 서상에는 며칠 전 만해도 눈보라가 치던 곳이었다. 아직도 해가 지면 한 겨울이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만 마찬가지로 오전 7시부터 막차가 있는 8시까지 한 달째 비상근무 중이다.

↑↑ 서상터미널 버스안 방역 작업.
ⓒ 주간함양
봄이 다가오면 서상은 외부 관광객들이 산행, 관광지 등으로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인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날 만난 김인대 계장은 고향이 서상이다. 그는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인대 계장은 “최근 서상으로 관광객들이 유입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이번 사태로 경기가 침체돼 가장 마음이 아프다”면서 “농산물 판매와 경로당에 가는 재미로 지내던 지역 어르신들 또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많이 힘들어 하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래도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 해주는 분들이 어르신들이다. 평소에 농촌 지역에서 손 씻기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던 분들이 소독과 개인 건강관리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그런 모습에 힘 들어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최근 마을에 한 어르신이 세상을 떠났다. 마을 주민들을 장례식장으로 태워 갈 장례차량이 터미널로 들어왔다. 상주 측에서는 직접 체온계를 구입하고 한 사람씩 차량에 타기 전 발열 체크를 했다. 또 소독제로 철저히 예방 조치를 취한 후 이장에게 이상 없음을 보고했다. 이후 차량은 주민들을 태우고 떠날 수 있었다.

이 모습을 통해 공무원들의 감염 예방 업무보다 주민들 스스로가 감염 예방 지침을 가장 잘 지키고 있다고 느꼈다.

김인대 계장은 “함양 군민들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다. 서상면에서도 나름대로 고생하고 있지만 군 보건소에서는 24시간 풀가동이다 보니 더 큰 고충을 겪을 것이다”면서 “경남에서 추가 확진자가 이틀간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감염예방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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