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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함양시장이 가야할 길 ③
우수사례 통해 본 위기극복 방안
유혜진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22일(월) 14:07
시장의 매력은 따뜻한 인심과 정으로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싱싱하고 질 좋은 농수산물들이 저렴하게 판매돼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시절도 있었다. 대형 할인마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1990년대 이후 대형 할인마트의 등장으로 쇠퇴해 가는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시설보수, 환경개선 사업 등으로 현대화 시설을 위한 예산을 지원해 왔다. 아케이드를 비롯한 주차장·화장실 등의 편의시설 개선이 가장 눈에 띄는 외형적 변화이다.
또 전통시장 상품권 발행, 특화·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등으로 지역의 전통시장 특성에 따라 차별화를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일부 막대한 예산지원은 전통시장의 소비자들을 현저하게 늘렸다거나 상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이다.
함양군에도 그 동안 수 억원을 들여 전통시장 외형 정비, 이벤트 행사 진행, 선진 전통시장 벤치마킹, 의식개선 교육 등을 추진해 왔으나 시장 상권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이에 본지는 함양군의 전통시장 현 주소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다양한 우수사례를 알아봄으로써 지리산함양시장 활성화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 지리산함양시장의 현 주소
② 전통시장 활성화사업 진단
③ 우수사례 통해 본 위기극복 방안

전통시장 활력, 차별화된 문화공간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사업을 통한 시설현대화 조성으로 그나마 활기를 이어가려 했던 전통시장이 또 다시 침체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하게 현대화된 편의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먹거리, 관광테마 등을 내세우며 대형마트 부럽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시장들이 있다.
그 중 전통시장을 이야기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부산 국제시장이다. 한국 전쟁 이후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국제시장’이 방문객을 모으는데 한 몫한 것이다. ‘꽃분이네’ 가게를 포함해 시장 자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금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씨앗호떡이 부산국제시장의 대표적 먹을거리이기도 했다.
대구의 중심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전국에서 음식을 사 먹기 위해 일부러 시장을 찾아 올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먹거리가 많이 있다. 2016년에는 야시장을 개장해 기존 노년층 고객은 물론 10·20대 고객까지 흡수하며 새로운 관광지로 탄생한 모습이다.
경남에서 유명한 곳은 하동군의 화개장터이다. 유명한 대중가요의 노랫말로 전국에 알려진 시장이다. 초가지붕 덮인 가옥 등으로 옛날 시골 장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이 같이 전국에서 이름나 알만한 시장 외에, 지역의 특성과 현대적 요소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차별화 된 공간으로 거듭난 강원도 전통시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인 ‘웰니스 관광’과 친환경 자연을 자랑하는 관광테마는 강원도와 함양군이 서로 닮아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모습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강원도에서는 이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제점과 극복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을 하나의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손님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따라서 강원도 전통시장들이 도내 든든한 관광 자산이 되고 있다.
아리랑의 고장을 특성으로 전통시장에서의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정선아리랑시장’, 젊은 예술인들의 중심으로 문화예술시장으로 거듭난 ‘원주중앙시장’을 대표 우수사례로 꼽았다.

↑↑ 정선아리랑시장 상인회는 매년 정선 5일장터 광장 및 5일장 일원에서 주민 및 관광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번영을 기원하는 개장식을 개최한다. / 사진=정선군
ⓒ 주간함양
여행·관광명소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아리랑시장은 지역의 이름과 정선에서 유래한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정선아리랑〉을 결합
하여 만든 이름이다.

이 같이 정선군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유산인 ‘정선아리랑’을 살려 정선시장과 연계한 관광 정책은 크게 성공했고 시장 또한 활성화됐다. 정선군의 관광명소 안내에는 화암동굴, 아우라지 등 자연 관광명소와 함께 정선5일장이 빠지지 않고 소개된다.

또 2017년부터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 참여한 ‘전국5일장 박람회’를 개최해 성황을 이뤘다.

정선아리랑시장의 모습은 아케이드가 설치된 상설시장이 십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고, 이동 상인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노점을 펼친다.

1966년에 개설한 정선아리랑시장은 강원도 정선읍 봉양7길 39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 7600㎡규모의 점포 254여 곳이 있다. 장은 ‘지리산함양시장’과 같이 매달 끝자리가 2일과 7일인 날에 열린다. 또 주말 장(토요일)도 있어 1년 내내 상설 시장처럼 열린다.

정선은 해방이후 석탄 광업으로 지역 경제를 크게 일으켰다. 이 때문에 인구도 함께 증가하면서 각 지역에 시장이 개설되고 호황을 누렸던 적이 있다.

그러나 산업화의 영향으로 생활 연료가 석탄에서 석유와 가스로 전환되면서 경제 역시 약화 되었다.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에 따라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시장의 위축을 경험했다.

↑↑ 정선아리랑시장의 먹거리 모습 / 사진=정선군
ⓒ 주간함양
1980년대 후반 광산의 폐광 이후 위기를 맞은 정선군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은 관광이었다. 정선지역은 관광업에 초점을 맞춰 정선5일장과 연계한 관광열차 비둘기호를 운행했다. 비둘기호는 1967년부터 한국에서 운행된 완행열차로 모든 역에서 정차하는 열차였다. 이 열차는 내구연한 문제 등으로 인해 1998년 정선선만 남긴 채 사라졌다. 이 후 마지막으로 남은 비둘기호는 ‘아리랑’의 고장인 정선에서 운행된다는 점이 크게 홍보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큰 호응을 얻으면서 현재는 무궁화호가 투입돼 정선아리랑 관광열차가 오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정성군 전통시장도 2012년에 문화관광형 시장, 특화시장 활성화 사업 등에 선정 됐으며, 쉼터와 문화광장 등을 조성했다. 여기에는 특산물 매장과 먹을거리 장터, 민속품 판매, 짚풀공예 시연장 등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열차시간에 맞춰 정선아리랑극 공연이 펼쳐져 시장의 활기를 더욱 불어넣었다.

정성군은 현재(2019년 3월) 인구 3만7000여명에 그치지만 해마다 전통시장을 찾는 관광객은 70만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 곤드레, 황기, 더덕 등이 정선군 산촌에서 나는 특산품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시장에는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감자옹심이, 메밀전병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토속 음식들이 유명하다.

또 시장은 안전한 먹거리를 인증하는 ‘신토불이증’을 시행하고 있다. 정선5일장번영회에서 발행한 ‘신토불이증’은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지은 농작물을 장에 가지고 오는 사람에게만 주는 품질증명서이다.

↑↑ 원주 중앙시장에서 청년예술가와 함께하는 체험모습./사진=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 주간함양
원주중앙시장, 예술과의 만남

시 단위의 전통시장을 함양군과 비교 대상화하기 어렵지만, 전통시장 차별화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한 원주시의 전략은 벤치마킹해 볼 만한 사례이다.

원주 미로예술시장은 전통시장의 혁신으로 꼽히는 전국 청년몰 중의 하나로 청년상인 점포와 놀이, 체험, 쇼핑, 예술을 한 자리에 모은 복합몰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의 기능을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1층에는 기존 시장 상인들이 운영하는 생활용품과 다양한 먹거리로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2층에 위치한 미로예술시장은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카페, 핸드메이드 공방, 주점 등이 들어서 SNS와 입소문을 타고 젊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길2에 위치한 문화관광형 원주중앙시장은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이라 불린다.

원주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개설되었던 전통시장들이 산업화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고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그렇게 남은 것은 상설시장으로 변한 원주중앙시장과 문막장이었다. 원주중앙시장은 1950년 원주 중앙동일대에 열렸던 5일 장을 시초로 1970년에 건물이 건립됐다. 1992년에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IMF여파로 재건축을 하지 못했다. 이후 사람들의 발길에서 멀어지게 되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오래 방치된 듯 보이는 원주시장의 공간을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이다. 강원문화재단의 레지던스 사업과 원주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술로 연주하는 중앙시장’을 만들었다.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2015년 초에는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중앙시장 2층을 청년창업가들과 활용해 오늘날의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이 탄생했다. 오래된 건축물을 그대로 살려 다양한 청년사업가들과 기존 상인들이 공생하는 시장으로 발전된 것이다.

청년예술가와 함께 하는 프리마켓,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 등도 열려 전통시장의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연재 끝>
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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