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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함양의 참상을 마주하다(3)
기록이 말하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
김경민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04일(월) 14:58

6월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특히 한반도 역사에 있어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비극의 달이라는 인상 또한 짙다. 전쟁 당시 함양지역에서는 빨치산·인민군 그리고 군사·경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고 그 상흔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국보훈의 달은 국가를 위한 희생정신은 물론 국가에 의해 희생된 이들과 그들을 보내고 남겨진 이들의 절망도 함께 기억해야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주간함양은 호국 보훈의달과 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시기 함양지역과 관련된 기록들을 3편에 걸쳐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이 고장의 가장 어려웠던 시기의 이야기를 통해 나라 사랑 정신을 새롭게 인식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해당 내용들은 모두 함양문화원이 기획, 제작하고 경남문화원연합회를 통해 2017년 발행된 자료 ‘함양 지리산의 빨치산 이야기’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끝 모를 이념 전쟁 속 ‘함양’
2. 기억해야 할 숨은 인물들
3. 기록이 말하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

 

기록이 말하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

 

앞서 전쟁 당시의 함양 상황과 그 속에서 학살을 막기 위해 노력한 인물들을 기록한 회차에서도 보았듯이 한국전쟁을 전후로 함양지역에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함양지역의 피해는 인적 피해와 물질적 피해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물질적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자료, 정보 부족 등으로 큰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이번 회차에서는 전쟁 전후의 인명피해를 중심으로 함양지역의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자 한다.

↑↑ 산청함양사건 위령탑
ⓒ 함양뉴스
한국전쟁 전후 함양지역 인명피해(산청·함양사건 제외)

한국전쟁을 전후한 함양지역의 인명피해는 민간인, 군인, 경찰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민간인 희생자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이번 목차에는 산청·함양사건을 제외한 민간인 희생자 현황을 알아본다. 산청·함양사건의 희생자는 읍·면별로 구분해 파악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어 다음 목차에서 별도로 다루고자 한다.

함양군의 민간인 희생 규모는 930명 정도로 나타났다.(산청·함양사건 민간인 희생자 제외) 전체 희생자들의 성별은 남자 871명(93.7%), 여자 48명(5.2%), 미상 11명(1.2%)이며 연령별로는 10대 이하 5명(0.5%), 10대 70명(7.5%), 20대 530명(57.0%), 30대 157명(16.9%), 40대 56명(6.0%), 50대 39명(4.2%), 60대 이상이 19명(2.0%), 미상이 54명(5.8%)으로 확인됐다. 희생자의 74% 정도에 해당하는 압도적 다수가 20~30대 청년층으로 나타났고 10대 미만의 아이들과 60대 이상의 노인층도 다수 희생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시 무차별적인 살상이 있었다는 것을 기록이 방증하고 있다.

↑↑ 유림 서주마을 풍경
ⓒ 함양뉴스
함양군 읍면별(현재 행정구역 기준) 희생자 분포를 살펴보면 마천면이 145명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함양읍 121명, 안의면 99명, 수동면 86명, 유림면 86명, 휴천면 79명, 병곡면 68명, 서상면 64명, 백전면 64명, 서하면 63명, 지곡면 55명 순으로 나타났다.

↑↑ 휴천 점촌마을 풍경
ⓒ 함양뉴스
마천면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는 1948년 10월19일 여순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리산으로 올라간 반란군이 두 달 후인 12월19일 마천면에 들어와 백무동 일대에 주둔했는데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3연대, 15연대 등이 마천면에 들어오면서 수많은 충돌이 일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자료는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다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빨치산들이 강청리 일대에 주둔해 있음으로써 이 지역 주민들은 경찰이나 군인들로부터 빨치산의 협력자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그 어떤 지역 주민들보다 희생을 많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빨치산 토벌 과정에서 마을 경비대나 특공대로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던 마을 주민들이 빨치산에 의해 많이 희생되기도 했다. 나머지 지역 대부분은 군경토벌 과정에서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양군 민간인 희생유형을 보면 전체 희생자 930명 중 32.7%인 304명이 군경토벌로 인해 희생됐다. 다음으로 빨치산에 의한 희생이 192명(20.6%), 인민군에 의한 희생이 117명(12.6%), 기타사건 101명 (10.9%), 보도연맹사건 98명(10.5%)이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빨치산 활동과 군경토벌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그에 따라 대규모의 민간인 희생이 발생한 것이다.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1950년 1월~9월까지의 기간 359명(38.6%)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기간은 한국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시작해서 전쟁이 터지고 난 뒤 보도연명 학살사건이 발생하고 인민군이 함양에 들어온 7월 말부터 인민군이 후퇴하는 9월 말까지의 시기이다.

↑↑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 함양뉴스
산청·함양사건 민간인 희생자

산청·함양사건은 1951년 2월7일 함양군의 휴천면 점촌마을과 유림면 서주마을 그리고 산청군의 금서면 가현마을과 방곡마을 등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공비토벌 과정에서 지리산기슭의 민간인을 공비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소총, 기관총, 수류탄 등을 사용해 집단 학살한 사건이다.

산청·함양 민간인 학살 사건의 희생 규모는 유족회의 주장에 따르면 705명 정도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1998년 국무총리실 중앙심의위원회에서 유족등록으로 결정된 희생자 수는 386명으로 유족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희생자 수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미등록 희생자들이 많은 원인으로는 일가족이 다 죽는 희생자가 많았고 광복 직후 떠돌이로 돌다가 주민등록 없이 산골마을에 몸을 의탁해 살았던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유림 서주지역의 학살은 함양군과 산청군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각에 함께 당한 일이라는 점에서 확실한 인원수 구분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조 제2항 제1호에 의해 의결된 사망자 총 386명을 중심으로 지역별 사망자를 분석하면 함양지역 사망자는 135명(유족회 주장 370명), 산청지역 사망자는 251명(유족회 주장 335명)으로 나타났다. 함양을 따로 놓고 보면 휴천 점촌지역 사망자 28명(유족회 주장 60명), 유림 서주지역 사망자 107명(유족회 주장 310명)이다.

해당 사건 희생자들의 성별 비율은 남자가 188명(48.70%), 여자가 198명(51.30%)으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10대 미만 106명(27.46%), 10대 69명(17.87%), 20대 56명(14.51%), 30대 40명(10.36%), 40대 56명(14.51%), 50대 34명(8.81%), 60대 이상이 21명(5.44%), 미상이 4명(1.04%)으로 확인됐다. 10대 미만인 어린이의 희생자가 27% 이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때 단순 ‘통비분자’를 찾아 사살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선 목차에서도 밝혔듯이 무차별적인 학살로 인한 희생이었음을 기록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이처럼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함양에서는 수많은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 진실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 작업은 지속되어야 한다. 현재 함양군과 관련이 있는 민간인 학살사건에서 산청·함양사건, 거창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일부 규명했다. 그 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이 이루어져 억울한 분들의 명예회복과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 더불어 이 뼈아픈 역사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생명과 인권에 대해 더 깊이 바라보아야 한다. <연재끝>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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