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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예술로 채우다(1)
김경민·곽영군·최학수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02일(월) 14:16
한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은 관람과 표현의 장이라는 점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지지만 한편으론 지역민들에게는 삶의 중요한 한 조각, 먼 곳에서 찾아온 이에게는 새로운 세계 또는 발견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문화적 소비가 늘어난 현대사회에 들어서 문화 인프라는 곧 그 지역의 수준을 말한다고도 볼 수 있다. 수도권이 우리나라 문화 예술의 절반 이상을 담고 있는 이러한 현실에 군소 지역인 함양군에도 예술의 바람이 불 수 있을까. 함양지역 내 건립되었으나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다 최근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함양용추아트밸리. 함양의 문화 예술을 꽃피울 미술관 함양용추아트밸리가 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또 다른 하나의 가능성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보금자리로 자리 잡아가는 데는 긴 시간과 함께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같은 군 단위면서 다양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 선진 미술관 및 예술촌 등을 찾아 그곳의 역사와 현재를 살펴봄으로써 함양용추아트밸리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작은 미술관의 역할 화순군립석봉미술관
2. 국내최초 군립미술관 보성군립미술관
3. 미술관 운영의 성공사례 양평군립미술관
4. 나비축제와 함평미술관
5. 예술인과 전시회 관람하는 의령예술촌
6. 함양용추아트밸리 변신을 준비하자

↑↑ 전남 화순군의 명소인 동구리 호수공원 내에 자리한 화순군립석봉미술관
ⓒ 함양뉴스
작은 미술관의 역할 화순군립석봉미술관

전남 화순군의 명소인 동구리 호수공원 내에 자리한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2018년 석봉 최상준 남화토건(주) 회장의 기부금 및 기증 작품을 기반으로 건립 및 개관됐다. 당시 석봉 최상준 회장이 ‘내 것을 내놓고 나누면 행복이 더욱 커진다’는 철학을 갖고 고향 화순군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소장 작품 437점을 기증했다.

비교적 최근 지어진 이 미술관은 화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공유하고 지역 미술 문화의 체계적 연구와 수집, 보존,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군민과 함께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화순군립석봉미술관 전시 내부 모습
ⓒ 함양뉴스
서양화 195점, 한국화 138점 등 회화 작품을 포함해 총 480점의 회화, 서예, 판화, 드로잉, 조소 작품을 소장 중인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연면적 1,066m² 규모로 지상 2개층, 3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고 전시시설 외에 도서실, 세미나실, 교육창작실도 마련되어 있는 상태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정완기의 <묘길상(금강산 마애불)>, 정용규 <해바라기와 여인>, 김대연의 <포도>, <딸기>, <자두> 등 서양화 작품과 허련의 <산수도>, 송태회 <무이구곡시 10곡병>, 윤의중 <사재운심>, 조동희 <적수전천> 등 한국화 작품이 있다.

세련되고 예술적인 조형의 건물과 어우러진 동구리 호수공원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화순의 관광 명소로도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공원 내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자연과 건물의 화려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외지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처음 건립 추진 과정에서는 건립 여부에 대한 군민들의 의견이 많이 갈렸었다고 한다.

강민우 학예연구사(화순군립석봉미술관)는 “미술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공원 풍광 문제 등 건립과 관련한 군민들 사이에 의견이 많이 갈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에 완강하게 나오는 분들도 많아서 추진에 힘든 면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단적으로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건립이 되고 난 이후인 현재는 긍정적인 반응이 좀 더 많아졌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 관람객들이 석봉 최상준 흉상을 감상하고 있다.
ⓒ 함양뉴스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


어렵게 건립된 만큼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전시는 물론 교육프로그램 제공과 행사 이벤트 등으로 지역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문화공간으로써 제 역할을 하고 있다.

↑↑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함양뉴스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초등학교 1~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주어진 재료를 통해 창의방법으로 표현하는 미술교육프로그램 ‘동구리 어린이 미술학교’와 유화그리기를 통해 기법과 색채에 대해 탐구하고 다양한 표현방법의 실습으로 작품제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 ‘미술교실’이 있다. 또 실제 미술관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통해 작업에 대한 이해와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응답하라, 큐레이터’도 운영한다.

↑↑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함양뉴스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중단된 상태지만 행사 이벤트로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중 1일)에는 큐레이터 해설이 있는 미술관 전시 작품 관람 등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같이 화려한 전시와 많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행사 이벤트 중단 상황처럼 코로나19로 인한 미술관 차원의 어려움도 있었다. 다른 미술관들과 마찬가지로 미술관 관람객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의 경우 건립된 지 3년도 안돼 코로나19가 발생(2020년 국내 코로나 확진자 첫 발생)했다.

강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코로나 상황 때문에 미술관이 거의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였다”며 “연간 3만 명 정도 오시지 않았나 추측이 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
를 해제하면서 전국적으로 문화 예술 활동과 문화적 수요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 강민우 학예연구사가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함양뉴스
“예술성 있으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 상태로 접어듦에 따라 화순군립석봉미술관 또한 새로운 앞날을 기다리고 있다. 강 학예연구사는 앞으로 보편적이면서도 다양한 주제의 전시 그리고 지역민들과 좀 더 발맞춰 나아가는 방향으로 미술관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 학예연구사는 “최대한 예술성이 있으면서 누구나 보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로 전시를 진행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있다”며 “현대미술도 너무 복잡하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잘 와닿을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전시시설 외에도 도서실,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있다.
ⓒ 함양뉴스
또 “지역민들과 함께 걸어 나가야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지역민들 수준에 맞는 미디어 작품 등 군단위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기획해서 군민들과 소통해 나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고 그것을 모토로 삼아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서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 작품 중 남도의 맥을 잇는 또는 이어가는 남도만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국화, 서양화로 분류하고 시대별로 정리해 선보임으로써 남도화의 전통과 역사의 흐름을 알아보고 그 뿌리와 가능성을 선보이는 소장작품전 ‘南道의 脈’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민·곽영군·최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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