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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없는 함양 만들기(3) 제주도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지
유혜진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20일(월) 10:30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광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발전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특화 관광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관광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관광산업이 보다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장애 관광’ 인프라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장애 관광’이란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이동과 접근에 불편을 느끼지 않고 제약 없이 관광활동을 즐길 수 있는 관광을 말한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교통약자의 접근성·이동권 개선의 필요성과 △누구나 편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국내 ‘무장애 관광’ 사례 등을 소개함으로써 또다시 찾고 싶은 함양군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① 함양군 장애인, 무장애 여행에 대하여
② 제주도 ‘무장애 여행’ 제도적 기반
③ 제주도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지
④ 장애인이 엮은 무장애 대전여행
⑤ 교통약자의 특성과 욕구에 맞게 구성된 경주 관광
⑥ 장애인을 위한 여수세계엑스포 출발점
⑦ 나무 데크, 완만한 경사로 ‘구포 무장애 숲길’
⑧ 서울 무장애 관광 컨트롤 타워

맞춤형 정보제공, 휠체어로 제주 한바퀴

↑↑ 장애인도 걸을 수 있다는 쇠소깍 올레길 코스 안내판
ⓒ 함양뉴스
해안길, 흙길, 자갈길 등 자연을 따라 걷는 길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과 흙을 밟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이 최고의 휴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는 작은 돌멩이 하나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여행지가 비장애인들의 기준에 맞춰져 장애인들은 반쪽짜리 여행을 떠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시설, 정보 및 이동수단 등과 같은 물리적, 사회적 요인 등 복합적으로 차별을 겪는 관광약자의 ‘여행’은 우리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도 접목해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가 사는 사회 곳곳은 비장애인 중심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무장애 관광’의 실현은 단순히 관광 약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나라와 지역사회 그리고 사업가 등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

이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및 강원도 등 광역시·도 등은 관광 약자를 위한 관광환경 조성을 통해 국민 모두의 보편적 관광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관련 조례와 시행 규칙을 제정·공표하고 추진 계획 수립을 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관광활동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중 국내 관광 선진지로 꼽히는 제주도는 ‘접근가능한 관광’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종사자의 태도와 준비 등으로 장애인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웰컴센터(https://www.visitjeju.net/u/4ct)’ 홈페이지 운영으로 무장애 관광 정보를 상세히 안내한다.

장애인 전용 화장질·주차구역, 엘리베이터 유무, 안내소 진입 가능 여부 등 제주 주요 관광지의 편의시설을 사전에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더불어 보조기구 수리 및 대여 기관, 장애인 콜택시 정보와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행지 안내 정보를 구축했다.

또 ‘제주데이터허브’로 접속하면 제주도 내 50여 곳의 관광지를 현장 조사한 무장애 여행 콘텐츠를 지도와 VR 형태로 제공 받을 수 있다. 특히 ‘제주데이터허브’에서 제공하는 무장애 관광 정보와 화장실 정보는 장애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준다.

관광지별로 휠체어를 대여할 수 있는 수량과 진입로·이동로의 경사도를 측정하고 동반자가 필요한지 또는 단독접근이 가능한지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장애인들에게 예민한 화장실 환경에 대해선 출입문이 어떤 유형인지, 출입문의 폭과 턱, 안전 손잡지 설치, 세면대 높이까지 조사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를 방문하려는 장애인, 고령자, 유모차 동반 관광객 등이 이 홈페이지를 참고한다면 실패 없는 제주도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 치유의 숲 매표소
ⓒ 함양뉴스
무장애 관광의 롤모델 ‘치유의 숲’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wsign)은 장애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말한다.

초창기엔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생활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베리어프리된 디자인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차츰 연령과 성별, 국적(언어), 장애의 유무 등과 같은 개인의 능력과 개성의 차이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디자인으로 의미가 발전해 왔다.

이 같은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자연을 느끼고 힐링하며 무장애 데크로드를 걸을 수 있는 서귀포 ‘치유의 숲’을 소개하고자 한다.

↑↑ 나무데크 길
ⓒ 함양뉴스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여 나무데크가 숲길 전체에 조성돼 있으며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치유의 숲’은 제주의 관광지 전체로 확대해 나가고 싶은 대표 모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책과의 관광 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경 주무관은 ‘확대해 나가고 싶은 제주의 관광지 모습’으로 서귀포 ‘치유의 숲’을 꼽았다.

↑↑ 마을 숲 해설사
ⓒ 함양뉴스
서귀포시 남록남로 2271번지에 위치한 치유의 숲은 전체 174ha 규모로 13개의 숲길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해발 320∼760m에 있으며 난대림, 온대림 등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한 곳이다. 특히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편백숲이 자리잡고 있어 관광, 의료 등과 연계한 복합휴양형 치유공간을 지향한다. 2016년 6월 개장된 치유의 숲은 호근동의 주민들이 함께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평균 60년 이상의 전국 최고의 편백 숲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동안 주민들이 가꾸어온 주변 나무들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해설사, 전통 도시락 제작 등으로 일자리 창출, 마을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에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했으며, 2018년 산림복지서비스 우수기관 선정, 2020년도 열린관광지 등에 선정됐다.

가멍오멍 숲길, 가베또롱·벤조롱·숨비소리 등 숲길의 명칭은 지형과 의미를 담은 제주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제주의 역사, 옛 제주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마을 터, 잣성 들이 있다.

↑↑ 무장애 숲길 산책하는 아이들
ⓒ 함양뉴스
특히 치유의 숲 ‘가멍오명 숲길’의 한 코스인 ‘노고록 무장애 숲길’은 유니버셜 디자인과 무장애 데크시설로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자, 유모자 동반 관광객 등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다. 노고록 무장애 숲길은 노고록의 편안한, 여유있는 이라는 제주 사투리로 붙여졌으며, 2017년 복권기금(산림청·한국산림복지진흥원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조성됐다.

코스는 매표소부터 870m구간으로 장애인전용 족욕장,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럭 및 점자 안내판 등이 있다.

취재진이 치유의 숲을 찾은 날에는 걸림돌이 없는 평평한 나무데크 길에서 자연을 느끼고 환하게 웃으며 쉴 새 없이 뛰고 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장애인 루트 안내판
ⓒ 함양뉴스
장애인을 위한 해안 올레길


전국에서 바다가 보이는 곳에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제주에선 제주 해안을 둘러가는 장애인을 위한 ‘제주 올레길’이 있다. 쇠소깍에서 보목포구까지 3.2km 구간인 제주 올레 6코스를 찾았다.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제주 명소인 쇠소깍이 있는 제주 올레 6코스는 장애인도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어졌다. 6코스는 쇠소깍을 출발해 보목포구와 정방폭포 등을 거쳐 외돌개에 이르는 총거리 16.5km로,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를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 해안도로 올레길
ⓒ 함양뉴스
쇠소깍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한 효돈천 하구 일대를 말한다. 효돈천은 한라산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생겨나 해안으로 이어지는 하천이다. 쇠소깍의 본래 명칭은 소가 누워있는 형태라 하여 지명을 삼았다고 한다. 효돈천 하류에 단물과 바닷물이 만나 쇠모양의 깊은 물웅덩이를 이루고 있어 ‘쇠소’라 불려지고 있으며 ‘깍’은 끝이라는 뜻이다.

쇠소깍 올레 코스는 평지인 도로로 차도와 완벽히 구분되어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휠체어로 걸으면서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길은 어린이 등 보행 약자를 위한 인도처럼 투수콘 포장용으로 되어 있다. 또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걸을 수 있다는 안내 표지판이 상징적으로 세워져 있다. 쇠소깍 반대편 도로에 위치한 화장실은 누구나 이용가능 한 턱없는 열린 화장실로 조성되어 있다.

반면, 일부 구간은 도움이 필요한 곳도 존재했다. 초록 물이 든 그림 같은 쇠소깍을 볼 수 있는 곳곳의 전망대는 계단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계단을 내려와야만 경사진 나무 데크를 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을 위해 올레길 일부 코스에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구간을 조성해왔다. 지난 2011년 제주 휠체어 구간으로 선정된 코스는 제주올레 전체 23개 코스 중 10개 코스로 총길이는 38km에 이른다. 각 구간별 길이는 최단 1km에서 최장 5.5km로 조성됐다. 제주올레 전체 길이의 10%에 해당한다.

제주올레 휠체어 구간은 1코스 종달리 옛 소금밭~성산항 구간(5.5km), 4코스 해비치호텔&리조트~가마리개 쉼터 구간(5km), 5코스 국립수산과학원~조배머들코지 구간(2km), 6코스 쇠소깍~보목포구 구간(3.2km), 8코스 논짓물~대평 해녀공연장 구간(3.7km), 10코스 사계포구~송악산 주차장 구간(5.5km), 10-1코스 가파도 전 구간(5km), 12코스 엉알길 입구~자구내포구 입구 구간(1km), 14코스 일성콘도~금능으뜸원해변 입구 구간(2.1km), 17코스 도두봉 내려오는 길~용연다리 구간(4.9km) 등이다.
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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