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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등재 현주소(1)
‘함양 남계서원’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그 이후
‘함양 남계서원’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그 이후
김경민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08일(월) 11:59
지난해 ‘한국의 서원’ 9곳이 전 세계인의 축하 속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는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로 등재됐다.
그 중 경남에서 유일하게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 ‘함양 남계서원’이다.
이번 세계문화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함양 남계서원을 포함해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총 9곳으로 구성된다.
이들 세계문화 유산은 등재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유산 등재와 동시에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한 과제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한국 서원의 세계문화유산 의미와 가치를 기록하고 향후 보존 및 활용 등에 대한 과제를 풀어보고자 한다.
또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네스코에 등재되기까지의 과정과 현주소를 알아보고 문화재청 관계자 등의 인터뷰를 통해 함양 남계서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 비전 방안을 제시한다. /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등재 현주소
② 경북지역 서원 활용 사례
③ 우리고장 서원 활용 방안 모색
④ 함양 남계서원 미래 비전 제시

↑↑ 남계서원
ⓒ 함양뉴스
‘함양 남계서원’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그 이후

2019년 7월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했다.

조선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47곳 중 대표적인 곳이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함양 남계서원(1552년 건립)을 비롯해 영주 소수서원(1543년 건립), 안동 도산서원(1547년 건립)과 병산서원(1613년 건립), 경주 옥산서원(1573년 건립), 달성 도동서원(1605년 건립), 정읍 무성서원(1615년 건립), 장성 필암서원(1590년 건립), 논산 돈암서원(1634년 건립) 9곳이다.

세계유산위는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어온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등재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서원은 향촌 지식인들에 의해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 사이에 건립되어 전국에 걸쳐 분포됐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1543년(중종 38년)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이 성리학을 도입한 학자인 안향(1243~1306)을 기리기 위해 안향의 옛 집터에 서원을 설립한 것이 ‘서원의 효시’다.

서원에서 향촌 지식인들은 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교육 체계와 유형적 구조물들을 창조했다.

↑↑ 2019년 11월21일 수동면 남계서원 일원에서 열린 남계서원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
ⓒ 함양뉴스
유네스코는 ‘한국의 서원’을 조선시대 교육 및 사회적 활동에서 널리 보편화되었던 성리학의 탁월한 증거라며 교육을 기초로 형성된 독특한 역사 전통과 성리학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또 향촌 지식인들은 이 유산을 기초로 다양한 사회적・정치적 활동들을 통해 성리학이 전파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서원’을 평가함에 있어 유네스코가 꼽은 외형적 특징으로는 ‘완전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있다.

특징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완전성’에 대한 평가로 한국의 성리학의 발전과 서원 유형의 정립 과정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서원 9개로 구성된 점과 각 구성요소가 집합적으로 신청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여주며, 각각 하나의 온전한 서원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완전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와 관련, “조선시대 서원의 필수 공간 요소인 제향 공간, 강학공간, 교류와 유식 공간을 구성하는 각 건축물뿐만 아니라 원래의 지형, 주변 환경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제향 공간을 구성하는 사우와 사우 내부의 위패, 전사청 등이 온전하게 존재하며, 강학공간을 구성하는 강당과 재사, 도서관, 각 건물의 편액 등이 온전하다”며 “누각 등 회합 및 유식 공간의 구성요소 역시 온전하며, 주변의 경관, 지형 등이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서원 주변의 경관 중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입증할 중요한 부분은 모두 유산 구역이나 완충구역에 포함되어 있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두 번째로 형태와 디자인, 자재와 구성 물질, 전통적 기법과 관리체계, 입지와 주변 환경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진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 발전 과정에서 훼철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점과 제향자의 연고 및 경관을 포함하는 입지 환경, 제향 공간, 강학공간, 교류와 유식 공간의 건축 배치, 각 건물의 유형적 형태, 목재와 기와를 사용하는 물질 구성, 보존 관리의 체계 등을 원래의 모습으로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 2019년 9월5일 열린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에서 이창구 원장(사진 왼쪽)과 정재숙 문화재청장.
ⓒ 함양뉴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된 이후 2015년 1월 1차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ICOMS)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2016년 4월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이코모스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충족하는 잠재적 가치를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국내·외 유사 유산과의 비교 분석’과 ‘연속 유산의 선택 방법’ 그리고 ‘완전성 맥락 속 유산 경계의 선택’ 등에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반려(defer) 의견을 냈다.

이후 문화재청은 2년 동안 국제기구의 자문을 받아 유산 구역을 재조정하고 9개 서원의 대표성과 연계성을 강조하는 등 대폭적인 보완을 거쳤다.

2018년 1월 문화재청은 9개 서원이 국내 서원의 시작점이자 연속 유산의 성격임을 강조한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코모스의 현지 실사가 2018년 9월 이뤄지는 등 1년 6개월간의 심사가 진행됐으며, 2019년 7월 최종적으로 등재가 결정됐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결정과 함께, 등재 이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으며, 세계유산 등재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을 위해 관련 지방자치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9년 9월 5년(19~24년) 간의 서원 보존·관리 및 활용 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예학의 공간, 세계유산 서원의 가치 제고’라는 비전으로 ‘세계유산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증진’, ‘서원을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실행할 방안으로 ‘세계유산의 체계적 보존체계 구축’, ‘서원의 세계적 위상 강화’, ‘서원의 진정성·역사성 증진을 위한 보수정비’, ‘활용·홍보 다각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화 실현’, ‘문화재 안전 관리체계 구축’, ‘서원의 기록 유산 조사연구 및 DB 구축’ 등 6대 추진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보존·관리와 활용을 위해 관련 지자체·서원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협의로 서원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은 2020년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 남계서원
ⓒ 함양뉴스
함양 남계서원의 현재


1552년(명종 7) 조선시대 학자 정여창(鄭汝昌) 선생을 제향하기 위해 세워진 함양 남계서원은 오늘날까지 현존하고 있고 제향, 강학, 교류 공간을 종축에 배치한 최초의 서원이자 전학후묘 전통서원의 건축 유형을 대표하는 곳으로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함양군은 등재 당시 남계서원의 세계유산 가치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지역이 가진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 활성화 및 문화 관광 도시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중경 문화관광과 문화재담당 계장은 향후 남계서원 활용 방안에 대해 “서원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제사기능, 교육기능, 수양기능 등 3가지 기능이 있다”며 “소수서원이나 도산서원은 3가지 기능을 잘 활용해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남계서원의 경우 제향 기능만 남아 있는 상태라 나머지 기능에 대한 보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기능들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예절교육, 학문 교육 등 학생들을 위한 교육 시설과 대학이나 연구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꼽았다.

함양군은 서원 뒤쪽 양계장 철거사업으로 마련된 약 5천 평의 부지를 활용해 교육관과 같이 교육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설과 서원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 예정이다.

또 사람들이 머물러 생활함으로 인해 소득 창출 효과를 만들 수 있도록 전주 한옥마을 형태와 같은 시설 또한 구상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기능들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 관리 문제와 관련해서 박 계장은 “남계서원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어 보존 관리 담당 업체에서 매년 시설물 공사를 하고 있다”며 “단층 문제, 서원 내부 화단 보수, 소나무 숲 관리 등 정비 부분과 9개의 ‘한국의 서원’을 다 같이 소개하는 통합 안내판 설치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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