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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과 언론보도
성 평등과 지역언론의 역할(1)
하회영 기자 / 입력 : 2018년 10월 08일(월) 13:43
2018년 한국사회를 표현하는 대표 단어를 꼽자면 단연 ‘미투’가 포함될 것이다. 올해 초 미투운동이 본격화 되면서 한국사회의 각종 성 불평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투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되면서 언론에서도 연일 미투운동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언론이 보여준 보도는 미투운동에 대한 깊이있는 논의를 이끌기보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쏟아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주간함양은 성평등 보도와 관련하여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에 참여해 성평등이 추구하고자 하는 국내외의 다양한 활동 및 정책을 다루고자 한다. 이번 기획취재에는 주간함양을 비롯하여 강원일보, 경남도민일보, 경상일보, 고성신문, 무등일보, 시사인천, 울산매일신문, 한라일보 등이 참여한다. / 편집자주


언론, 보이지 않는 성불평등을 말해야

양성평등교육기관 양평원, 초등저학년 의식변화수준 높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으로 2003년 설립된 국내유일 양성평등교육기관이다. 우리 사회의 남녀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개선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기반의 조성을 위해 설치되어 양성평등교육사업과 양성평등 및 폭력예방 전문강사양성, 폭력예방교육사업, 이러닝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평원에는 양성평등, 성폭력예방, 성희롱예방, 성매매예방, 가정폭력예방 등 전문강사를 양성하여 현재 3600여명의 전문강사가 소속되어 있다.
양평원은 양성평등 사업 외 양성평등미디어상 시상,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양성평등시범·선도학교 지정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진흥사업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양성평등미디어상을 공모하여 방송부문 82년생 김지영-세상 절반의 이야기가 대상을 수상하여 대통령상을 받았다.
양성평등시범·선도학교 지정운영은 매년 3곳의 학교를 선정하여 내부 콘텐츠를 제공해 준다. 시범학교는 학교운영 전반에 양성평등 가치가 반영되도록 교육과정과 체험활동, 지역사회와 연계한 양성평등 행사 개최 등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는 충북 흥덕초, 울산 무거초, 경북 금장초 등 3개교와 함께 학교 맞춤형 양성평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평원 관계자는 “지난해 양성평등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교사, 학부모, 초등4개 단계로 나눠 의식변화조사를 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가 의식변화수준이 가장 높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양성평등교육이라는 것은 5~7세에 하는 것이 좋고 초등저학년에 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 요구사항이다. 이미 3학년쯤 되면 고정관념이 가정이나 사회생활에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성역할 고정관념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방문한 취재팀이 미투운동과 관련한 언론보도 모니터링 결과를 듣고 있다.
ⓒ 주간함양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피해자 공감을 위한 보도 필요


양평원은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YWCA에 위탁하여 미투운동과 관련한 언론보도의 성차별성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보도된 기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모니터링은 네이버 포털 뉴스 검색기능을 사용하여 검색어별로 랜덤 샘플링 검색어 당 150개의 기사, 총 1500개 기사를 모니터링 했다.
모니터링 지표는 △피해자의 신상을 과도하게 노출했는가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해명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가 △미투운동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가 △성폭력을 사소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표현이 있는가 △제목에 선정적인 내용을 부각시켰는가 △성폭력 상황을 필요이상으로 상세하게 보도(표현)했는가 등이다.
모니터링 결과 개인정보보호를 중요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신상을 과도하게 노출한 기사는 총 50건이었다. 실명, 가족관계, 출신, 직업 등을 가감없이 보도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기사들이 다수였으며 호기심을 유발해 클릭을 유도하고 피해자의 신상을 이슈화 했다.
1500개 기사 중 가해자의 입장 324건(21.6%)에 달했으며 가해자 일방적 주장을 보도하고 가해자의 피해를 부각하고 피해자의 부정적 평판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미투운동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초점을 두어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의견이 777건으로 가장많았으나 미투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미투운동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기사도 157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폭력 사실을 ‘성추문’이라고 표현해 가해자의 ‘좋지 못한 소문’ 중 하나로 치부하거나 ‘몹쓸 짓’ ‘나쁜 손’ 등의 표현으로 범죄사실을 사소한 것으로 축소시키고 성폭력 가해자를 ‘미투 가해자’라고 표기해 성폭력 사실을 감춰버리기도 했다.
가장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제목의 선정성’이다. 56건의 전체 기사에서 선정적인 내용을 제목으로 하여 필요이상으로 자극적 표현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영상이나 삽화 등으로 묘사하고 성폭력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여 모방범죄를 유도하고 성적 굴욕감을 느끼도록 했다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양평원 관계자는 모니터링결과를 설명한 후 “안희정 판결 후에도 상위기사 중 5개 이상에서 선정적 묘사가 많았다”며 “성차별 보도의 문제는 피해자를 유추할 수 있도록 만들어 2차 가해의 소지가 있으며 여성혐오, 젠더 개인문제로 치환되어 사회담론에 실패한다. 언론방송계에서도 양성평등이 이뤄져야 하며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하며 성인식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피해자 공감을 위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여성플라자 2층이 마련된 성평등도서관 ‘여기’. 여기는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공간, 바로 이곳(here)’을 의미한다.
ⓒ 주간함양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성평등 도서관 ‘여기’


취재팀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방문했다. 이곳은 ‘성평등 도시 서울’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시출연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서울시 여성가족 정책을 개발하고 성평등네트워크 활성화로 시민, 여성단체 등이 협력해서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여성가족 소통공간으로 서울여성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시간제 돌봄공간 ‘별난놀이터’와 여성NGO, 지역사회,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1년간 입주하여 성장해 나가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여성기업이나 창업을 하기위한 여성들이 가게를 오픈하여 판매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하여 선진모델이 되고 있어 광주, 대전, 제주 등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취재팀의 눈길을 사로잡은 공간은 단연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성평등도서관 ‘여기’다. 여기는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공간, 바로 이곳(here)’을 의미한다.
서울여성플라자 2층이 마련된 성평등도서관 ‘여기’는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곳, 성평등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의미를 담아 디자인 되었다.
책을 놓는 방식을 다양화함으로써 이런 연속성을 부각시켰는데 마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하다. 자료 분류법도 일반 도서관의 십진분류기법이 아닌 주제별(문화, 정치, 건강, 안전, 여성주의, 성·인권, 폭력 등)로 분류 하고 있으며, 페미니즘 관련 도서들 뿐만 아니라 여성 정책 자료, 여성운동·단체·기관 관련 자료들까지 모여있다. 비치된 자료들 외에 여성에 대해 다룬 계간지, 신문, 포스터, 책, 수첩 등도 있다.
처음 이곳은 여성전시실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연구결과물만 모아두었으나 2015년 7월 성평등도서관으로 탈바꿈하여 연간 이용자가 약 6000명 가량 된다. 대부분 기증받은 도서로 채워져 있으며 여성 성평등과 관련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획전시도 연다. 여성단체들이 각자 보관, 보존하던 자료를 한 곳에 모아 기록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의미에서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 주간함양
이곳에는 또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었던 메시지 3만5350건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기록되지 않는 역사는 기억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강남역 10번출구의 기억존이 설치되어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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