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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함양 마지막 어부 임채길씨
어부의 한숨
하회영 기자 / 입력 : 2022년 09월 19일(월) 12:48

↑↑ 어부 임채길씨
ⓒ 함양뉴스
함양에도 어부가 산다. 전체면적 70% 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함양, 이곳에서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임채길(82)씨.

“전국을 다녀도 엄천강만 한 곳이 없어. 휴천면 문정, 한남, 용유담에 이르기까지 이 강은 바위가 참으로 좋아. 은어가 살기 딱 알맞은 곳이지”

임채길씨는 휴천 한남에서 태어나 유림 우동마을에서 50여년 째 살고 있다. 유림 삼거리에서 35년간 식당을 하며 피리조림을 팔았다. 내수면 어업허가를 내고 임씨가 직접 물고기를 잡았다. 그가 물고기를 잡은 지 30여년 째. 투망을 던지면 물고기가 한 바가지씩 올라왔다. “장사 그만둔 지 20년 되었지만 이곳에서 나 모르면 간첩이지” 그동안 그는 물고기조림으로 유명한 ‘55번식당’에도 잡은 물고기를 팔아왔다.

이곳 사람들은 강에 대한 추억을 잊지 못한다. 강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하고 물고기를 잡고 어탕을 해 먹었던 기억. 객지에 나가 살았어도 명절이나 휴가 때 고향으로 돌아오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강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올해는 누구도 강에 나가지 못했다.

↑↑ 임채길씨
ⓒ 함양뉴스
“2년 전부터 물고기가 하나도 안 올라와. 올해는 한 번도 강에 못나갔지” 어부가 강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물을 쳐 놓아도 물고기가 한 마리도 올라오지 않았다. 평생 물고기를 잡았어도 올해 같은 때는 없었다. 원인은 알 수가 없다. “인근 산청군에서 강을 헤집으며 공사를 2년여 간 했으니 물고기가 살 수나 있었겠나. 산청 원지에서 열리는 은어축제 때는 그물로 막아놓으니 은어가 올라오겠어. 도시가스공사도 했잖아. 황토물이 밀려와서 다리 밑에 이끼가 가득했거든” 누구를 탓하고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나.

이 강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도 많다. 강에서는 수달이 최상위 포식자다. “밤에는 수달 때문에 그물을 칠 수 없어, 그물을 모두 뜯어버리고 물고기를 잡아먹지” 그물을 오후 5~6시에 친다. 두 세시간 뒤 8시쯤 거물을 걷지 않으면 야행성인 수달이 나와 거물을 찢어 물고기를 가져가 버린다.
올해는 치어방류 시기도 늦었다. “은어는 벼가 익을 때쯤 오그라들어 죽어. 예전에는 잡어는 없어도 은어는 많았는데 늦게 올라오니까 크다 말았지. 물고기가 작으면 그물에 걸리지도 않아”

다리 위에서 강을 내려다만 봐도 시커먼 물고기 때를 볼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아예 없어. 그게 제일 아쉬워. 강에 물고기가 사라져 버렸다는 게” 이 지역 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임채길씨다. 보기만 해도 좋았던 강이다. 청정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어느새 이렇게 변해버렸나 안타깝기만 하다. “내수면어업허가를 내고 고기 잡던 어부가 여럿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취소하거나 어부들이 사망했지. 허가를 내면 세금을 내야하는데 고기도 없는데 세금만 낼 수 있는가”

↑↑ 임채길씨
ⓒ 함양뉴스
임채길씨는 물고기가 있어야 강이 살아난다고 했다.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다니면 물이 일렁거리지, 그럼 녹조가 안 껴. 물고기가 없어봐 그럼 물도 죽는 거야. 녹조 낀 물엔 물고기도 못살고”

강이 이렇게 아파하니 임채길씨는 누구든 붙잡고 하소연을 했다. 강을 살려야 한다고.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 강이 죽어가고 물고기가 사라져 안타깝기만 한데 허공에 소리치는 격이었지. 오늘에야 내 말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 원 없이 얘기했네”

강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함양 마지막 어부, 올 가을 엄천강에 배 한번 띄우고 싶다는 그의 희망이 이뤄질까.

하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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