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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만복상회 강영자 씨
30여년간 132명 정회원 관리하는 숨은 손맛
하회영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9일(월) 11:07
↑↑ 만복상회 시어머니 마기연씨와 며느리 강영자씨.
ⓒ 함양뉴스
구순을 넘긴 시어머니(마기연·91)가 지리산함양시장에서 기어이 야채장사를 하시겠단다. 젊은 시절부터 장사를 해 오셨지만 자식들의 만류로 시장에 발을 끊었다가 큰아들 내외가 농사지은 시금치를 팔아주기 위해 다시 재래시장에 판을 펼쳤다.

“어머니는 4남2녀를 두셨고 남편이 큰아들이죠, 다른 자식들은 말끔한 양복입고 일하는데 우리만 흙 만지고 사는 게 안쓰러우신지 어머니는 장사를 접을 생각을 안하세요. 몇 년 전 시금치 가격이 폭락해 팔지를 못하자 어머니가 시장에 내다 파시면서 다시 장에 나오셨죠” 그런 어머니를 도와 어머니의 노점테이블이 바라보이는 만복상회를 인수한 며느리 강영자(71)씨의 말이다. 어머니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원하시는 장사를 하게 해 드리자는 가족회의 결과에 따라 지금은 지리산함양시장에서 시어머니 마기연씨와 며느리 강영자씨가 야채장사를 하게 됐다.

↑↑ 만복상회
ⓒ 함양뉴스
계획에도 없던 만복상회를 인수한 게 지난 5월9일. 야채가게 문을 연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강영
자씨는 직접 농사지은 야채를 어머니에게 납품하며 어머니를 도와왔다.

강영자씨는 “이것저것 사업을 많이 해서 번 돈으로 땅을 샀어요. 남원시 운봉에 산 땅에 처음에는 소, 돼지를 키우고 배추며 무, 고추, 감자 등 야채를 심었죠” 젊은 시절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화려하게도 살아봤다는 강영자씨는 가축을 키우며 흙에 파묻혀 사는 삶이 제일 행복했다고 했다.

야채가게를 열었지만 농사를 접은 건 아니다. 사실 만복상회의 거의 모든 야채는 강영자씨 내외가 직접 키운 것들이다. 대량으로 취급하는 몇 가지 품목 외에는 70~80%가 운봉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이다. 저장고에 보관하여 신선도를 유지시켜 판매하고 있다. 새벽에는 농사를 짓고 오전에는 남편 고성재(71)씨의 차에 야채를 싣고 시장에 나온다. 남편은 다시 농장에 가서 일을 하고 강영자씨는 어머니와 장사를 한다.

강영자씨 부부는 동갑내기 커플이다. 부부의 고향이 함양이다 보니 동창의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게 됐다. 갓 스물에 결혼하여 함께 산지 51년이 된 지금도 친구처럼, 연인처럼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며 살아가고 있다.

↑↑ 지리산함양시장 만복상회 강영자씨.
ⓒ 함양뉴스
강영자씨는 장사를 끝내고 농장으로 돌아가면 무말랭이든 고추부각이든 농사지은 채소로 뭐든 만든다. 만들어만 놓으면 찾는 손님이 있으니 밤잠을 쪼개며 비축해 놓아야 한다.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자신 있다는 강영자씨의 삶을 거슬러 가다보면 정회원 132명을 만나게 된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농사를 짓고 야채가게를 하는 강영자씨에게는 132명의 정회원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절임배추나 김장김치를 주문하는 고객이다. 강영자씨는 운봉에서 재배한 무, 배추로 절임배추부터 김치는 물론 주문이 들어오는 모든 음식과 반찬을 농사 지은 재료로 만들어 고객에게 보냈다. 이들 정회원은 함양에서 즉석반찬 1호점을 운영할 때부터 이어져 온 고객들로 30여년의 인연을 가진 단골이다. 올림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다른 사업을 하던 시절에도 김장김치나 반찬 주문이 들어오면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해서 전국으로 보냈다.

↑↑ 만복상회 강영자씨
ⓒ 함양뉴스
“무슨 반찬이든 해 달라고 하면 만들어 보냈다. 택배상자에는 주문한 반찬 외에도 농사지은 채소를 덤으로 보냈는데 고객은 거기에 더 얹어서 보답해 왔다”며 베풀며 살아 온 삶이 얼마나 자신을 윤택하게 해 주었는지 설명했다. 정회원이 132명이지 소개에 소개를 받은 회원으로 치면 그 인원을 헤아리기 힘들다. 한 해 가을에 1만3000포기의 배추를 절인다고 하니 강영자씨의 김장 맛이 퍽이나 궁금해진다. “고객들이 ‘환상적이다’고 말해주는데 그 말이 날 놀리는 건가 싶기도 하다가도 뿌듯하고 기쁘다”며 힘들어도 즐겁고 바쁠수록 더 행복하다고 했다.

제주도에 사는 고객의 소개로 김치값 보다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며 일본에서 해마다 주문을 한다거나 서울, 부산에서 식당을 하는 고객이 주문하는 걸 보면 “환상적”이라는 정회원들의 맛 평가는 빈말이 아닌 듯 하다. 133번째 정회원에 기자의 이름이 올라가 있겠다.
하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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