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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강빵구라 불리는 사나이 강희선씨
그냥 버리면 쓰레기, 분리하면 재활용... 담배끊고 모은 돈 장학금 기부해
하회영 기자 / 입력 : 2020년 01월 20일(월) 09:41
↑↑ 강희선 씨
ⓒ 주간함양
30여년 전 지금의 한마음병원 부근에서 타이어 펑크가 나면 때워주던 사나이가 있었다. 강희선이라는 이름대신 열에 아홉은 그 사나이를 강빵구라 불렀다. 한번 들었다 하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그의 별명 강빵구, 그는 그렇게 1987년부터 10여년간 카센터를 운영했다.

1965년 함양에서 나고 자라 군대시절 3년을 제외하고는 함양을 떠난 적이 없던 강희선씨는 강빵구라는 별명이 희미해져 갈 즈음 기부천사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 강희선 씨
ⓒ 주간함양
3년 전, 강희선씨는 친하게 지내던 지인과 술자리에서 ‘자활’이라는 곳을 듣게 됐다. 카센터를 접고 이후 20여년을 집수리업을 하며 살아 온 강희선씨. 강씨는 ‘자활’을 ‘자선사업’ 정도로 이해 한 모양이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인가 보다고 생각했던 강씨는 20여년 간 쌓아 온 집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활’에 들어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수리하고 새집을 지어주며 재능기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하의 강빵구가 쫄딱 망해서 자활에 들어갔다”는 오해를 받으며 강씨는 함양지역자활센터 재활용사업단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역자활센터는 복지대상자로 단순히 혜택만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선 발전시켜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센터이다. 강씨는 함양지역자활센터의 재활용사업단에서 저소득 계층의 근로능력이 떨어지고 장애를 가진 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사업을 발전시켜 3년만에 창업자금을 모아 2018년 6월3일 ‘함양자원’이라는 함양자활 제1호 기업을 창업했다.

↑↑ 강희선씨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
ⓒ 주간함양
강씨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을 가족이라고 칭했다. “맛있는 것 함께 먹고 좋은 곳 같이 다니면 그게 가족이다”며 1년에 한 두 번 팀원들과 여행도 간다. 제주도, 울릉도, 홍도, 일본까지 찍고 올 3월에도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다.

강빵구가 기부천사가 된 것도 자활센터에 들어 온 후다. 2014년 시각장애인의 집을 새로 지어준 것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자활센터 종무식 때 매년 장학금을 기탁했다. 강씨는 젊은 시절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 키우기가 힘들었다. 그때 아이들 키우며 도움 받았던 장학혜택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강씨는 담배를 끊었다. 하루에 4~5갑을 피우던 담배였다. 돈으로 치면 60~70만원. 담배를 피우면 그 돈이 사라지니 강씨는 담배가 피고 싶어도 꾹 참는다. 금연한 지 6년째, 강씨가 장학금을 기탁한 지도 6년째다. 아이들 장학금 줄 생각에 좋아하던 노래방도 끊고 치료해야 할 치아도 미루게 된다.

“그게 다 나 좋으라고 하는 거다. 내가 즐겁고 내가 뿌듯하다. 여기가 찌리하게 좋으니 힘들어도 안할 수가 없다” 힘든 상황에도 장학금 기탁을 이어오는 강씨의 속내다.

↑↑ 강빵구 강희선 씨.
ⓒ 주간함양
강씨가 하는 일은 쓰레기 속에서 고철, 병, 책, 옷, 전자제품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2차 판매도 하고 재활용 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재활용품 중국 수출이 막혀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재활용수거함을 작업하는 게 더 힘들다. 재활용수거함에는 쓰레기는 물론 헌옷 대신 반려견 배설물이나 사체가 들어있기도 하다. 강씨는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우리 손에 오면 자원이 되니 함양군민들이 재활용 자원을 잘 구분해서 버려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재활용수거함을 진주, 대구, 밀양, 부산 등 외부업체에서 관리하고 가져가는 것에 대해 함양지역 업체가 관리할 수 있도록 조례가 바뀌길 희망했다.

강씨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적은 3년 전 쓰레기 산을 말끔히 치운 일이다. 함양읍 기동마을에서 지곡 정치마을 맞은편 새 도로가 나야 할 위치에 10여년간 쌓아 둔 쓰레기 더미가 있었다. 도로 공사 시기는 임박했지만 누구 하나 쓰레기산을 치울 엄두를 못 내고 있을 때 강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월초부터 시작된 쓰레기산 치우기는 하루 30여명의 인원이 투입돼 다음해 1월까지 계속됐다. 한 달 가량 예상했던 작업이 약 4개월 반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강씨는 그 일에 대해 “플라스틱조차 삭아 부서지는 쓰레기를 끝도 없이 치웠던 힘든 순간이었지만 쓰레기산을 말끔히 치운 후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자있다.

“하루에 열 번을 만나도 만날 때마다 웃으며 인사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새긴 강씨는 오물이 묻은 옷을 입고 더러워진 손으로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웃음만은 잃지 않았다. 쓰레기를 보물 보듯.
하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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