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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문화식당 이갑순 씨
좋은 재료에 정성 더하는 게 비법, 남의 빚 떠안아 맨주먹으로 시작
정세윤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16일(월) 09:36
↑↑ 문화식당 이갑순 씨.
ⓒ 주간함양
매콤하고 얼큰한 뚝배기 한 사발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함양읍 학사루3길 5-1. 삼성플라자 앞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문화식당’에 발걸음이 닿는다. 몇몇이 어울려 한끼 식사나 반주 한잔 하기에 제격인 식당이다. 20여년 변함없는 손맛을 자랑하는 이갑순(66) 씨가 이 식당 주인이다.

문화식당은 이 씨가 1998년 지리산함양시장 쌀전(싸전) 인근에서 ‘문화회관’이라는 상호로 처음 문을 열어 두 곳을 더 거쳐 이곳에 자리 잡았다. 이곳으로 이전한 것은 4년 전이다.

↑↑ 이갑순 씨.
ⓒ 주간함양
그는 함양읍 교산리 봉강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함양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양복점 기술자였던 남편의 2년에 걸친 끈질긴 구애로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고 한다. “당시 남편은 하약국 옆 문화양복점 직원이었다. 양복점 인근에 친오빠가 운영했던 액세서리 가게가 있어 오빠를 도와주기 위해 가끔 가게를 오가면서 알고지내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남편은 결혼 후 문화양복점을 인수해 양복점 사장이 됐다. 한때는 직원 7~8명을 채용했을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다. 덕분에 집도 장만하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슬하에 자녀도 1남 2녀를 두었다. 하지만 마음씨 좋기로 소문난 남편이 빚보증을 잘못 서 생각지도 못한 빚을 떠안게 됐다. 그동안 고생하며 벌었던 돈과 집마저 처분해 남의 빚을 고스란히 갚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성복이 쏟아져 나오면서 양복점은 급격하게 쇠퇴했고 남편의 건강도 나빠졌다. 양복점을 더 이상 운영할 상황이 아니었다. 양복점을 폐업하고 가봉 일을 하면서 남편을 돕던 이 씨가 생업전선에 나섰다.

빈털터리나 다름없는 자신들에게 그동안 거래하면서 쌓았던 신용으로 신협에서 1000만원을 대출했다. “그때만 해도 담보 없이는 대출을 해주지 않던 시절인데 함양신협에서 대출을 해줘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신협의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 함양읍 문화식당
ⓒ 주간함양
문화양복점이라는 상호를 이어 쌀전 인근에 ‘문화회관’이라는 간판을 걸고 식당을 개업해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변함없는 손맛을 전하고 있다.

“항상 가족이 먹을 음식을 차린다는 생각으로 식당 문을 연다”는 그는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하면 맛은 없을 수가 없다”고 한다.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좋은 재료와 정성이 손맛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다”면서 “건강을 위해 인공조미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천연조미료를 주로 사용한다”고 했다.

문화식당은 계절 메뉴를 포함해 모두 10가지 메뉴만을 차린다.

사계절 기본 메뉴이면서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흑돼지 한방수육과 수육, 그리고 정식이다. 여느 식당과 달리 문화식당은 계절메뉴를 제외하고는 정식까지도 예약을 해야 한끼 식사가 가능하다. 시간제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이모와 둘이서 많은 손님들을 한꺼번에 감당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손님들에게 갓 지은 따뜻한 밥과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배려에서다.

그는 “점심시간에는 계절메뉴도 예약하지 않고 오면 빈자리가 없어 헛걸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을 보면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 주간함양
이맘때는 탱탱하게 살이 오른 싱싱한 생대구와 생갈치가 인기다. 찌개나 탕으로 손님상에 오르는 데 겨울철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는 메뉴로 이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입은 당연히 호사다. 동태탕과 생갈치구이, 호래기(꼴뚜기)도 문화식당의 겨울철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냉면과 삼계탕은 무더운 여름철 계절 메뉴로 불티난다.

사계절 꾸준하게 판매되는 수육은 지리산 흑돼지의 등갈비와 사태를 주재료로 오가피, 엄나무, 대추, 버섯 등 8가지 약재가 한데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문화식당은 두 칸의 방에 10개의 테이블이 있어 40명이 같이 식사할 수 있다. 주방은 요리하는 모습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정갈하면서도 깔끔하다.

“식당일은 일흔 살까지만 할 계획”이라는 이갑순 씨. “남은 인생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취미생활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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