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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산야초연구가 강명권씨
지천으로 널린 풀도, 나무도 알아야 보약
정세윤 기자 / 입력 : 2018년 11월 05일(월) 10:42
ⓒ 주간함양
“산은 내게 은행 같은 것이다. 언제나 건강한 먹거리를 풍족하게 내어준다.”

산야초연구가이자 약선요리연구가인 강명권(56)씨는 산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강명권이라는 이름보다 ‘백경 선생’으로 더 알려져 있다. 백경(百炅)은 지인이 지어준 그의 호다. 약초의 대가로 불리는 백경 선생을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봉전마을에서 만났다.

“지천으로 널린 약초도 모르면 잡풀이나 잡목에 불과하다”는 그는 1700가지에 달하는 약초를 훤히 꿰고 있다. 생김새나 약성은 기본이다. 자라는 환경에서부터 음식이나 차, 약으로 이용하는 방법까지 약초에 대해서는 만물박사나 다름없다. 보통사람들은 약초를 몇 가지나 알고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그를 일컬어 하는 말인 듯싶다.

ⓒ 주간함양
그는 1963년 산청에서 태어났다. 고조부와 증조부가 한의사였던 집안의 종손으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약초를 접했고 관심도 많았다. 고조부는 고종황제의 유의(儒醫:유학자로서 의학지식을 겸비한 사람)로 내의원 의관을 지낸 뒤 함양읍 백천리 본백마을로 낙향해 의술을 펼쳤다고 한다. 그는 “산청에서 나고 자랐지만 본백마을이 종가”라며 “함양과는 뿌리 깊은 인연이 있다”고 했다. 증조부 때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로 이주해 한의원을 운영했다.

전자통신을 전공한 그는 방송국 송신탑 관리사원으로 특채돼 9년을 근무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방송국을 퇴사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당뇨, 고혈압, 중풍, 암 등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약초 30가지를 달인 물로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약초 전통 장류’ 제조 판매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약초 장류는 불티나게 팔렸다. 제법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경주의 한 죽염업자로부터 천일염 대신 죽염을 사용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자는 제의를 받고 무리하게 공장을 증축한 게 화근이 됐다. 거액을 투자해 2002년 공장이 완공될 무렵 죽염 다이옥신 파동이 터지면서 공장은 가동조차 못해보고 부도를 맞았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됐다.

ⓒ 주간함양
“콩나물 한주먹 살 돈만 있었어도 약선요리음식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어머니가 평소 담아 두었던 20여 가지의 약초 장아찌가 전부였다.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를 유일한 밑천으로 어머니와 함께 약선요리음식점을 시작했다. 소득수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20가지 약초로는 손님상을 채울 수 없었다. 더 많은 약초를 뜯어야 했다. 약초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때 만해도 약초에 관한 책을 구하기 쉽지 않아 동네 어르신들에게 묻고 증조부가 남긴 처방전을 찾아보면서 약초를 연구하고 채취하며 새로운 약초를 알아갔다.

약선음식은 주로 어머니가 전통방식으로 만들었고 그는 어머니의 손맛을 배웠다. 그는 전통 장아찌의 짠맛을 줄이기 위해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여러 가지 소스를 개발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연구하고 만들어 손님상에 올렸던 약초 장아찌 수십 가지를 2012년에 한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지리산 약초 장아찌>라는 책이다. 발행한지 몇 달만에 완판 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 주간함양
식당을 운영한지 10여년 만에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식당을 정리하고 2014년 봉전마을로 터전을 옮겼다. 황석산과 남덕유산 일대를 학습장으로 삼아 산야초 교실을 운영한지도 4년이 됐다. 그는 6년 전부터 나무약재(목본식물) 500가지와 풀 약재(초본식물) 500가지를 소개하는 책도 집필하고 있다. “이제 겨우 250종에 대한 원고를 정리했다. 아직 750종이 남았다”며 “책이 나오려면 족히 10년은 더 걸릴 것같다”고 한다. 단순히 약성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나 차(茶), 청 등으로 만드는 방법과 복용법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일일이 사진으로 담아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그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단다. 약초에 관한 또 한권의 대작이 탄생할 듯하다.

“산야초를 지키기 위해 절대 뿌리는 채취하지 않는다”는 그는 “모든 심마니들이 한 뿌리를 캐면 두 뿌리를 심는다는 마음으로 약초산행에 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백경 선생은 “산야초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원”이라고 강조한다.
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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