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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지리산함양시장 이춘옥씨
“먹고살기 위해 안 해본게 없다”, 함양시장서 ‘40년 모정의 세월’
정세윤 기자 / 입력 : 2018년 10월 22일(월) 10:20
ⓒ 주간함양
“사람마다 사연이 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안 해본 장사가 없어. 송이도 팔고, 산양삼도 팔고, 호박, 무, 고추, 산나물... 안 파는 게 없지.”

함양군 함양읍 지리산함양시장 입구 화신상회 앞에서 자판을 펼치고 버섯과 야채 등을 판매하는 이춘옥(75) 씨는 홀몸으로 4남매를 키우며 힘겨운 세월을 이겨낸 여장부다.

지리산함양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벌써 41년째.

그는 “힘들게 살았지만 남을 속여 본적은 없다”고 했다. “자식들도 그렇게 키워다”며 “힘들어도 정직하게 살아야 사람 구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씨는 병곡면 가촌마을에서 태어나 인근 마을로 시집갔다. 결혼 후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남편이 하던 사업은 실패하고 말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만화방을 차렸다. 만화방 내실에는 텔레비전을 갖다 놓고 TV를 보는 손님에게 따로 시청료를 받았다. 지금은 한집에도 TV가 2~3대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당시는 텔레비전이 한 동네에 1~2대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귀했다. 부잣집이 아니면 텔레비전을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귀했다. 그것도 컬러가 아닌 흑백텔레비전이었다. 요즘 세대는 상상하기도 어렵겠지만 불과 40여 년 전 이야기다. 컬러TV가 나오면서 텔레비전이 점점 대중화되기 시작해 만화방 손님도 점점 줄어들었다.

ⓒ 주간함양
만화방을 정리하고 함양시장 옆 창고를 빌려 방을 만들었다. 여섯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았다. 사업 실패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남편은 “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선 뒤 소식이 끊겼다. 이 씨에게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4남매를 키우고 먹고 살아야 했기에 장사를 시작했다. 그의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어느덧 일흔다섯이 되었으니 지리산함양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지도 벌써 40년 세월이다.

“사람마다 사연이 있겠지만 내 사연은 말로 다 못한다”며 꼭꼭 숨겨두었던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내 듯 눈시울을 붉힌다. 그는 “그 이야기는 더 이상 안 해야겠다”며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내 눈물을 감췄다. “아들 딸 대학공부 시켜 시집 장가보내 잘살고 있고 나도 먹고 살만하니 이제 아무 걱정 없다”며 금세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막내딸은 대학원까지 보냈다”면서 “4남매에 딸린 손자가 여덟이나 된다”며 자랑을 더 했다.

이 씨는 지리산함양시장 입구 화신상회 앞에서 20년째 좌판을 놓고 버섯과 채소 등 여러 가지를 판매한다. 얼핏 보면 노점상 같지만 노점상이 아니라 화신상회를 임대해 점포 앞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장사하기 전에는 시장 안에서 건강원을 했다. 시장안 건강원이 이 씨 소유의 점포다. 건강원은 저온창고로 사용하고 시장 입구 목이 좋은 점포를 임대해 사용하는 것이다.

ⓒ 주간함양
20년째 버섯을 취급해온 이 씨는 버섯 종류에서 요리법, 효능까지 모르는 게 없다. 지금은 송이철은 끝나가고 1년 중 마지막에 나오는 굽덕버섯철이라고 한다. 그가 판매하는 버섯은 함양이나 산청, 하동, 남원 산내 등 지리산권에서 채취한 자연산이다. 버섯채취꾼들이 채취한 버섯을 도매가로 넘겨받아 판매한다. 도매로 넘기는 사람도 버섯을 사는 사람도 대부분 단골이다. 서울, 부산 등 버섯을 찾는 단골손님도 전국구다.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를 보내거나 직접 오기도 한다고 했다.

이 씨는 매일 오전 7시에 시장에 나와 오후 7시까지 어김없이 하루 12시간 가게를 지킨다. 어느 곳보다 이곳이 편하다고 한다.

이 씨는 “아직은 건강하고 평생을 장사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인이 박여 장사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병이 난다”며 “내손으로 조금씩 벌어 손자들에게 용돈도 주고 놀기삼아 하면 참 재미있다”고 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면 언제까지든 가게에 나와 이 일을 하겠다”는 이춘옥 씨. 40여 년 삶의 풍상을 함께 했던 지리산함양시장이 이제는 그의 안식처가 됐다.
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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