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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고운노모당 김말순 회장
책보며 게임 규칙·기술 터득해 함양군 게이트볼 보급 ‘산파역’
정세윤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03일(월) 12:06
한국 대표로 일본 대회 우승도

ⓒ 주간함양
게이트볼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시절 책을 통해 경기 규칙과 기술을 터득해 함양군민들에게 보급했다. 그때는 회원을 모집하고 생소한 게이트볼을 알리는 게 참 힘들었다. 여성에게 운동을 배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벌써 20여년 전 이야기다.

군민들에게 게이트볼을 처음 선보이고 함양군게이트볼협회의 산파역을 맡았던 숨은 주인공이 있다. 고운노모당 김말순(83·함양읍 운림리)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회장은 함양에서 태어나 평생을 함양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래선지 함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 주간함양
김 회장은 함양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병곡면 광월초등학교에서 2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함양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이용호 선생님과 부부교사로 백년가약을 맺고 교직을 떠나 한동안 전업주부로 가사를 전담했다. 그러다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해 지난 1994년 부녀복지계장으로 정년퇴임하기까지 24년 동안 함양군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정년퇴직 이듬해 함양군노인회로부터 지원요청이 왔다. “회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대한노인회에서 게이트볼 용구와 책이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게이트볼을 익혀 노인회 회원들에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게이트볼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때여서 주위에 게이트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노인회의 부탁을 받은 김 회장은 대한노인회에서 보낸 교재를 한줄 한줄 읽어가며 경기 규칙과 공 치는 요령 등을 스스로 터득했다.

김 회장은 “애써 경기 규칙과 기술을 습득했지만 노인들의 반응이 시큰둥해 회원 모집과 기술을 전수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며 20여년 전 함양에 게이트볼을 처음 보급했을 당시 고생담을 털어놨다.

그는 게이트볼 보급을 위해 함양군 읍면은 물론 산청까지 원정을 다니며 게이트볼을 지도하기도 했다. 생활체육 공인 심판 자격을 비롯해 지도원 자격 등 관련 자격증을 잇달아 취득해 심판과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독학으로 게이트볼을 익혔지만 실력만큼은 수준급이다. 2003년 일본에서 열린 게이트볼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2009년부터 3년 동안은 함양군연합회장을 맡았다. 그래서 김 회장에게는 경남지역 시군단위 게이트볼연합회 ‘여성 1호 회장’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그는 함양군 게이트볼 보급에서부터 사무장과 연합회장을 거쳐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다. 함양군 게이트볼의 산증인이자 역사인 셈이다.

ⓒ 주간함양
김 회장은 “게이트볼은 노인들이 하는 운동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며 “많은 사람들이 게이트볼을 배워 함양군게이트볼협회도 활성화되고 군민들의 몸과 마음도 더 건강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게이트볼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도 적극적이다.

마을 주민들의 뜻을 모아 고운노모당을 건립해 노인들의 쉼터를 마련했는가 하면 대한적십자 회원으로 4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부양 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노인자원봉사클럽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솔선하고 있다.

김말순 회장은 “국가의 녹(祿)을 먹은 사람이라면 은퇴 후 국가나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며 “주위에서 이제 연세도 있으니 일을 줄이라고 하지만 일이 꼬리를 물어 줄일만한 일이 없다”고 했다.

김 회장은 “96개 팀이 출전하는 제23회 경남여성게이트볼대회가 오는 9월13일 산삼축제기간 중에 함양에서 열린다”며 군민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하고 “게이트볼대회를 통해 산삼축제도, 함양군도 널리 알려질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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