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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상하수도 설비공사 울며겨자먹기 발주
군, 대행업체 권역별 지정 운영... 공사비 비슷하고 비싸 담합 의혹
유혜진 기자 / 입력 : 2019년 09월 02일(월) 10:17
함양군이 상하수도 설비공사 대행업체를 권역별로 지정·운영하면서 개별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와 함께 대행업체 간의 가격담합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함양군으로 귀촌한 A씨는 주택신축 공사를 진행하던 중 지자체에서 정한 업체에서 하수도 배수설비 공사를 해야 한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군 담당자는 “하수도 배수설비를 할 수 있는 세 개의 대행업체 중 이 지역을 담당하는 업체는 ‘H업체’이다”면서 이곳에서 견적을 알아보라고 했다.

이에 A씨는 “지정해준 업체에서 견적서를 받아 보니 너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었다”면서 “다른 업체에 가격을 알아보려 연락처를 달라고 했더니 다 비슷할 것이라는 대답을 했다. 또 실제로 세 개 업체의 견적이 비슷했으며 타 지역보다 훨씬 비싼 편 이었다”고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A씨가 함양지역 3개 업체에 견적을 문의한 결과 10m당 70~80만원 안팎으로 하수관로설치공사금액이 모두 비슷했다고 한다. 10m당 50~60만원인 인근 거창지역 업체와 비교하면 함양지역 업체에서는 10m당 20만원이나 비쌌다.

A씨는 “오수받이도 다 되어 있는 상태에서 배관만 연결하는 작업이었는데도 상당한 공사비가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견적을 받았을 때는 장비 이용료가 이틀로 되어 있었는데 실제 반나절 만에 끝났다. 불합리한 내용이 많았지만 군에서 지정한 대행업체라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시공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함양군은 지난 2015년부터 공공하수관로의 안전과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조례를 근거로 면허를 보유한 5개 대행업체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 (그림)하수도 공사 구조
ⓒ 주간함양
배수설비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생활 오수를 공공하수관으로 배출하는 시설물이다. 군의 경우 건축물에서 오수받이까지(민간관리)의 배관을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오수받이에서 공공오수관로까지(공공관리)의 연결을 지정된 대행업체만이 시공할 수 있게 했다. <그림 참고>

그러나 군에서 실제 공사를 하는 업체는 지정업체 5개소 중 3개소이며, 각 읍면별로 구역을 할당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행업체 간의 자율경쟁을 막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독과점 구조로 변질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내 건축사무소 관계자는 “함양군이 구역별로 상하수도 설비공사가 가능한 대행업체를 지정해 운영한 것은 오래된 관행처럼 계속돼 왔다”면서 “구역에 지정된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에 공사를 할 경우에는 업체별 합의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 “최근 배수설비 가격이 만만치 않아 ‘꼭 지정업체에 공사를 맡겨야 하냐’는 불만이 건축주로부터 자주 제기 되고 있다”면서 “공사 견적서를 비교해 보면 민간 공사도 관급공사 단가를 적용하고 인부나 공사기간 등을 늘려 가격이 과다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함양군 조례에 의해 배수관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한 업체의 독점을 막기 위해 내부적(관급공사 등)으로 대행 업자를 권역별로 지정해 두고 있지만, 개인이 건물 신축공사 등으로 하수관로를 설치할 경우에는 절대 지정된 업체에서 공사 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며 “건축주가 원하는 대행업체에서 공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근 산청·거창·합천군은 상하수도 사업에 적합한 면허를 소지한 업체라면 건축주가 개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함양군처럼 상하수도 설비공사 대행업체를 지정하고 있는 지자체는 강릉시, 순천시, 경기도 남양주시 등 배수설비 업체가 10개소에서 20개소 이상 지정돼 있는 곳으로 개별 가격경쟁과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은 구조이다.
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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